자산유동화증권 작년 6.3배 급증

  • 입력 2001년 1월 29일 18시 51분


LG텔레콤은 올 1월 필요자금 1000억원을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조달했다. 담보로 삼은 자산은 2000년 6월 이전에 휴대전화 019에 가입한 고객에게 5만∼20만원씩 지급한 보조금. 2002년 중반까지 가입이 해지되면 돌아올 월 평균 100억원 가량의 보조금을 담보로 1000억원을 빌린 것이다.

농협은 자금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8월 1000억원대의 ABS를 LG투자증권을 통해 발행했다.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경계인 BB나 BBB급 기업에 빌려준 대출금 700억원과 원리금을 받기 힘든 부실채권 300억원을 담보로 했다. 농협은 “회사채(ABS)를 산 뒤 만기회수가 안 될 경우 원금의 30%는 농협이 물어준다”고 약속해 채권 신용을 높였다. 결국 ABS 1000억원 가운데 700억원은 AAA 등급으로 평가되기까지 했다.

LG텔레콤이나 농협처럼 지난해 국내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자금난에 그나마 숨통을 틔운 것은 ABS였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CBO를 포함해 ABS는 모두 49조3832억원이 발행됐다. 전체 직접 자금조달액의 67%, 회사채 발행시장의 70%에 해당하는 규모로 98년 ABS가 도입된 후 증시활황으로 자금 경색이 적었던 99년보다 6.3배나 많이 발행됐다. 채권 전문가들은 “연초만 해도 거래소나 코스닥을 통해 증자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하반기 이후는 절대적이었다”고 말했다.금감원 유흥수국장은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CBO가 전체 ABS 발행액의 60%선인 27조7227억원이란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신용등급이 낮아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힘든 기업의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도입된 프라이머리CBO도 7조원 이상 발행됐다.유국장은 “지난해에는 투신권 구조조정, 채권 시가평가제도 도입에 따른 펀드 클린화 작업으로 CBO 발행이 늘었지만 올해는 프라이머리CBO 및 매출채권담보부증권(CLO) 발행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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