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외제만 명품이냐" 갤러리아에 '토종 4인방'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49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515번지. 갤러리아 명품관은 해외브랜드의 대명사로 불린다.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세계적 명성을 획득한 브랜드만 받는다는 게 명품관 바이어들의 자부심. ‘외국산’이 점령한 이곳에 최근 ‘메이드인 코리아’가 당당하게 입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산품도 명품의 대열에 오를 수 있음을 보여준 것.

명품관에 전시된 130여개 브랜드 중 국산은 4개. 미스지컬렉션과 이광희 부띠끄 등 여성 의류 2종과 남성 맞춤복 장미라사, 도자기 광주요가 주인공이다. 91년 일찌감치 자리잡은 광주요를 제외하고는 모두 최근 1, 2년 사이에 ‘입성’했다.

국산 의류는 유행에 따라 쉽게 브랜드 컨셉과 디자인을 바꾸고 마케팅도 꾸준하지 못해 명품관에 들이기 어려웠다는 게 바이어들의 설명. 의류팀 박수영 팀장은 “브랜드의 역사와 품질 마케팅능력 주요고객층에 대한 면밀한 심사를 통해 미스지와 이광희 장미라사를 선정했다”면서 “외국 브랜드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 미스지 컬렉션

우아하고 깔끔한 스타일의 여성복이다. 톱 디자이너 지춘희씨의 작품으로 20년 역사를 갖고 있다. 톱스타 심은하 황신혜 등이 즐겨 입는다. 디자이너 브랜드 특유의 작품성에 대중성을 겸비해 명품관 여성의류 중에서도 손꼽을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명품관 외에 전국 10개 백화점에 매장이 있으며 청담동에 직영점도 있다. 투피스와 원피스가 주류를 이루고 원피스는 100만∼120만원, 투피스는 130만원대.

● 이광희부띠끄

문화 예술인과 재계 인사 등이 즐겨 입는 대표적인 디자이너 브랜드. 홍콩의 시사주간지 ‘아시아위크’에 의해 서울의 톱클래스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심플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에 정성을 다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디자이너 이광희씨는 1981년부터 개인 디자이너로서는 드물게 매년 정기 컬렉션을 개최했다. 최근 ‘20주년 기념 패션쇼’에서는 네오 클래식과 네오 페미니즘을 기치로 60, 70년대 복고풍 디자인을 선보였다. 투피스가 200만원 내외.

● 장미라사

56년 제일모직의 안테나숍으로 시작된 맞춤 양복 전문점. 98년 제일모직에서 독립해 세계 1류의 핸드 메이드를 지향하고 있다. 주 고객층은 40∼50대. 젊은 층은 주로 예복 맞춤을 이용한다. 20∼30년 숙련된 기술자들이 바느질과 재단을 하며 국내외 최고급 원단만을 사용한다. 명품관 3층과 삼성생명 본점 등 매장에 나와 있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는다. 남성 슈트가 160만∼270만원, 조끼 20만원, 넥타이 7만원.

● 광주요

조선 왕실에 납품하던 ‘광주관요’의 맥을 이은 한국 도자기의 명가. 청자와 분청사기의 고유 기술을 계승해 현대적인 생활 자기를 만든다. 천연 원료로만 만들어 인체 유해 성분이 전혀 없고 문양과 색상이 자연스럽다. 10만∼15만원대의 식기류가 많이 나간다. 공정의 90%가 수작업. 자연스런 질감의 분장도기류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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