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자들 "더이상 못참아"…원금 반토막 수두룩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8시 47분


전문가(펀드매니저)가 굴리는 대다수 주식형 간접투자상품(펀드)의 투자원금이 크게 축나면서 고객들이 분노하고 있다. 또 안티(反)사이트를 만들어 운용사를 원색적으로 규탄하고 손해배상 요구 등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고객 움직임〓D투신운용의 일부 고객들은 D투신운용이 약관을 어겼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돈을 모아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 투신사에 대한 안티사이트도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스폿펀드였던 VIP2호가 45%의 손실을 입자 들고 일어난 것.

안티사이트를 개설한 김병웅씨(46)는 “투자자들의 권익을 무시하고 펀드를 엉터리로 운용해 투자금을 반토막 낸 운용사가 스스로 손실을 배상해주겠다고 할 때까지 입체적인 반대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뮤추얼펀드업계의 선두주자인 M자산운용의 고객 이강직씨(21)도 최근 안티사이트를 만들었다. 해당 투신사 홈페이지에서 고객의 불만 섞인 글을 실어주지 않자 ‘반대사이트’를 직접 개설했다. 이에 대해 투신사 측은 “명백한 실수나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원금 손실에 대한 법적인 배상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얼마나 손해봤나〓14일 현재 성장형 수익증권은 올초에 비해 38.5% 손실이 나 있다. 여기에 들어간 고객 돈 16조4870억원 중 6조3475억원이 허공에 날아간 것. 성장형 뮤추얼펀드 역시 35% 손실률을 기록중이다. 전체 3조5252억원 중 1조2338억원이 증발했다.

간접투자상품 고객들의 허탈감과 박탈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직접 주식투자를 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아 전문가들에게 돈을 맡겨 놓았더니 이런 결과가 되고 말았다.

한 고객은 “최소한 주가지수 하락폭보다 더 손해를 본 투자원금에 대해서는 펀드매니저들이 변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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