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불똥' 은행주 폭삭

  • 입력 2000년 9월 18일 18시 33분


대우차 사태로 은행주가 궤멸했다. 그동안 고유가 등으로 인한 하락장세에서도 꿋꿋하게 증시를 버티던 은행 증권주가 왜 대우차 사태에서는 직격탄을 맞았을까?

18일 한빛 광주 제주은행 등 비우량은행 뿐만아니라 국민 주택 신한 등 그 동안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던 우량은행주들도 일제히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조흥 전북 경남 등은 간발의 차이로 하한가를 면했다. 하락률이 10% 미만인 은행은 하나 8.33%, 대구 9.50% 밖에 없었다. 은행업종지수의 하락률(13.36%)에 못 미쳤지만 증권주도 11.82%나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차를 재매각할 경우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이상을 받기 힘들다고 본다. 이 경우 은행권의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대우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매각대금이 50억달러로 결정될 경우 추가로 필요한 충당금은 7600억원.

또 이 경우 대우차 워크아웃 돌입 이후 지금까지 나간 운영자금 2조5000억원의 원본을 찾을 길이 막막해진다. 매각절차 완료까지 추가적인 자금 지원도 불가피하다.

한 미국계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국가위험도가 올라가고 자산가치에 대한 평가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매각대금을 잘 받아야 4조원 정도이며 이 경우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이 1조3000억∼1조4000억원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겉으로 드러난 직접적인 손실이 이 정도이며 투신사들의 대우채 편입 수익증권 손실까지 감안할 경우 은행과 증권사가 입는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럽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우차는 대우그룹 계열사중 부채규모가 가장 크면서도 값어치가 가장 많이 나갔던 회사로 대우차 매각은 대우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이였다”면서 “포드의 포기 선언으로 적당선에서의 자금회수를 예상하고 자금계획을 세워뒀던 은행들과 대우계열사들이 도매금으로 예상밖의 손실을 입게 됐다”고 대우차 파장을 설명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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