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다른 마케팅으로 日시장 공략성공"

  • 입력 2000년 7월 26일 18시 50분


세계적 전자제품 유통단지로 알려진 일본 도쿄(東京) 아키하바라 상점가에서는 요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격적이면서도 대조적인 마케팅 전략이 화제다. 삼성전자는 3월말 인터넷 판매사이트를 개설하고 ‘디지털 강자’ 이미지 심기에 나섰으며 LG전자는 6월초부터 일본 전국을 돌며 현지밀착형 마케팅 투어를 벌이고 있다.

▽삼성 ‘디지털제품에 집중’〓가장 자신있는 제품 하나만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3월말 일본시장에 출시한 TV겸용 액정모니터 한 제품에만 광고비로 6억엔(약 60억원)을 쏟아 부었고 연말까지 4억엔(40억원)을 더 투자할 계획. 이 같은 전략을 2, 3년간 지속해 디지털 강자의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광고 카피는 ‘액정 왕국 삼성이 움직인다’. 기업이미지 광고에 치중해온 기존 전략과는 다른 접근이다.

판매방식도 디지털 이미지에 맞게 인터넷 판매만을 고집하고 있다. 요즘 하루 평균 40여대, 월평균 1200대씩 팔리고 있다. 직영판매점을 통해 월 평균 1000대 안팎을 팔고 있는 일본 전자업체에는 크게 위협적인 존재다. 이런 추세라면 일본 멀티모니터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산 제품을 홀대해 온 일본의 유명 전자제품 양판점들이 제품을 팔겠다며 문의가 쇄도할 정도.

▽LG ‘오키나와에서 홋카이도까지’〓LG의 전략은 일본 유명브랜드의 침투력이 약한 지방도시부터 공략해 도쿄로 올라온다는 것. 콧대 높은 도쿄의 대형 양판점보다는 지방의 현지 양판점들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최북단 홋카이도와 최남단 오키나와. 홋카이도의 대형양판점 호마크는 상품 기획단계부터 함께 의논해가면서 작년 7월 공전의 히트상품 ‘구리마루’를 만들어냈다. 구리마루는 일본인 취향에 맞는 깜찍한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1년 만에 청소기분야 톱 브랜드로 성장했다. 호마크와의 성공적 제휴 소문이 확산되자 거래업체 수도 1년 만에 두배인 60개로 늘어났다. 오키나와의 최대 양판점 가네히데, 기후지역 양판점 기가스 등에서는 아예 LG전용매장을 설치했다. LG는 6월부터는 현지밀착 경영을 위해 6000만엔(약 6억원)의 비용을 들여 일본 전국 종단 판매점 로드쇼를 시작했다. 대형트럭에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TV 등 전자제품을 싣고 규슈에서 홋카이도까지 전국 22개 대형 양판점을 순회하며 실연판매, 다양한 경품행사를 벌여 소비자들에게 친숙해지겠다는 것.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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