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보고서 "동남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적다"

  • 입력 2000년 7월 26일 18시 25분


동남아의 금융 불안이 97년과 같은 외환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동남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 진단’이라는 보고서에서 “동남아 금융 시장의 상황은 97년과는 많은 점에서 다르고 외환위기의 재발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동남아 경제는 경제적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정치상황이나 국제시장의 예기치 못한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한국은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동남아 시장과의 차별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안하긴 하지만 위기 재발 가능성은 희박〓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환율은 연초 달러당 7075선에서 17일 9510선까지 상승했다. 특히 루피아화의 하락은 주변 동남아 국가의 통화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 태국 바트화 환율도 17일 현재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40바트를 넘어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21일 40.4바트까지 올랐다. 싱가포르 달러도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기반으로 안정을 유지해왔지만 17일 장중 한때 달러당 1.7489까지 환율이 상승했다.

이같은 동남아 금융 시장의 불안은 회복기에 있는 동남아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구조조정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 조정기에 진입한 한국에도 경기 급랭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구조조정 지연이나 기업부실 누적, 이해 집단간 갈등 등은 97년 외환위기 당시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늦추고 방심하면 작은 불안 요인도 위기로 증폭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동남아 국가들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화유동성이 대폭 개선됐고 △대폭적인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동남아 증시에서의 자금 이탈 우려는 크지 않기 때문에 97년과 같은 외환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동남아 시장과의 차별화 지속이 관건〓한국 경제는 비록 견실하게 회복되는 중이지만 상당기간 동남아 상황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외환시장이 동남아와 차별화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차별화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특히 외환보유고 증가나 외국자금 유입에 의한 증시 호조에 안심해서는 안되며 외국투자자나 신용평가 기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금융과 기업의 내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97년과 현재의 동남아 대외여건 비교

항 목평 가96∼97년 중반현 재
외환시장여건 양호-급격한 엔화 약세

(동남아국가 환율 고평가)

-엔화 환율 안정

-환율 저평가

세계경제여건 양호-세계 성장률 둔화

(세계경제 4% 성장)

-일본경제 부진

(동남아 수입수요 축소)

-중국의 동남아 상품 구축(동남아경쟁력 상실)

-세계성장양호

(2000년 4.5%이상)

-미국의 연착륙 기대

(3.4∼4% 성장, 달러화 약세 가능)

-유럽경제 호황

-일본 불황탈출 가능성

역내협력협력체제 가동-아시아협력체제 미숙-아시아 협력체제 구축중

(통화협력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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