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레이더]金通委 "저금리? 물가안정?"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11분


3·4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12.3%에 이르는 등 경기상승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자 통화당국이 저금리 기조의 변경 여부와 시기 등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통화당국의 고민은 정부가 ‘저금리유지 방침’을 거듭 천명해도 시장에서는 오히려 금리상승을 점치는 정반대의 예측이 더 강하게 퍼진다는 점.

이에 따라 12월의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12월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화 전망〓금통위가 5월 이후 발표해온 통화정책 방향의 취지는 ‘콜금리를 현수준에서 운용하되 경기추이를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으로 매달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12월 회의에서는 최소한 발표 내용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A금통위원은 “경기가 과열이냐 과속이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인플레압력이 커진 것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물가가 안정된 것은 작년에 물가상승폭이 워낙 컸던 데 따른 상쇄효과가 작용한 측면이 크다”며 “내년 상반기의 물가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상당히 해소된 것도 ‘금리 조절론’에 무게를 실어주는 요인.

저금리를 기정 사실화하려는 재정경제부의 ‘밀어붙이기식’ 금리정책 발표에 대해서도 금통위원들은 마뜩지 않다는 표정.

▽문제는 수위조절〓통화당국이 바라는 시나리오는 단기금리의 소폭 인상으로 향후 물가오름세를 견제하면서 동시에 내년 하반기 회사채 금리도 내년 성장률 및 물가목표 등을 감안해 연 9%대 후반을 유지하는 것.

그러나 전반적인 시장금리 오름세로 이어질 경우 국내 경기회복과 금융 구조조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론도 여전히 강한 상태여서 콜금리 인상이 실제로 단행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C금통위원은 “가뜩이나 회사채 금리가 연 10%대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금리를 올렸다가 자칫 두자릿수 장기금리를 고착화시키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금리에 민감한 주식시장에도 신경이 쓰인다는 것.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채권안정기금 "시장개입 가급적 자제"▼

채권시장안정기금은 금리의 시장기능을 복원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시장개입을 자제해 나가기로 했다.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채권시장안정기금 이사장은 28일 “시장이 기금에 거는 기대를 자연스럽게 해소하면서 금리를 시장의 자율결정기능에 맡기기 위해 채권시장안정기금의 개입을 가급적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금의 해체 시기에 대해 김이사장은 “금리 등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됐다고 판단되는 시기를 택해 시장에 충격을 주지않고 자연스럽게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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