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구조조정]워크아웃 앞둔 쌍용車 재매각 위기

  • 입력 1999년 11월 1일 20시 06분


쌍용자동차의 운명이 기구하다.

출자전환을 골자로 하는 쌍용차의 워크아웃 방안이 조만간 확정될 경우 대우그룹에서의 계열분리가 확실시돼 또다른 주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우는 당초 쌍용차를 대우차와 합병시킨 후 통합사 지분을 GM에 매각하는 안을 선호했으나 출자전환과 감자(3대1)가 병행될 것으로 보여 대우 자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현재 3460억원에 달하는 쌍용차 지분은 대우자동차와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이 각각 27,25%씩 갖고 있지만 채권단이 감자와 함께 1300억원 정도의 빚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면 53%의 최대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쌍용자동차의 전신은 54년 세워진 하동환자동차제작소. 트럭 버스 특장차 등으로 사세를 다진 후 77년 동아자동차로 개명하고 83년 지프 사업을 시작해 ‘코란도’를 내놓은 뒤엔 아예 지프업체인 거화를 인수(84년)했었다. 쌍용그룹에 인수된 것이 86년 11월. 쌍용은 현대 대우 등 선발 승용차업체와의 지명도 격차를 단번에 만회할 카드로 ‘자동차의 명가(名家)’ 벤츠와의 제휴를 선택하기도 했다.

김석원(金錫元)회장의 남다른 관심에 힘입어 93년 독자모델 무쏘가 탄생했지만 후속 이스타나, 신형 코란도, 체어맨 등이 경쟁사 모델에 밀리고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결국 98년 1월 대우로 넘어갔다.

대우의 몰락이 예상되는 지금 김우중회장의 쌍용차 인수는 ‘확장욕(擴張慾)이 낳은 비극’으로 치부된다. 김회장은 대우의 국내외 유통망에 무쏘 체어맨 등을 얹기만 하면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판매량이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98년 대우그룹 전체 순익을 쌍용차 손실이 거의 까먹을 정도로 그룹 ‘화근’의 하나로 떠올랐고 결국 또다시 새주인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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