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동향]저금리 타고 고성장…1분기보다 내실화

  • 입력 1999년 8월 19일 19시 11분


한국은행은 19일 올 2·4분기(4∼6월) 국내총생산(GD P) 동향을 발표하면서 최근의 경기상황에 대해 “과속(過速)이긴 하지만 과열(過熱)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두자릿수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지만 금리인상 등을 통해 성장의 ‘열기’를 인위적으로 식혀야 할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는 설명.

심훈(沈勳)부총재는 “2·4분기에는 내수 투자 제조업생산 수출 등이 경제성장에 균형적으로 기여해 민간소비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연초에 비해 성장의 ‘질’은 훨씬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은은 그러면서도 높은 경제성장률이 저금리 정책에 힘입은 측면이 크기 때문에 경제 회복과정에서 ‘거품’이 생길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장률 왜 높아졌나〓소비 투자 수출 등이 경제성장률을 고르게 끌어올렸다.

경제성장 기여율을 보면 민간소비가 1·4분기 74.8%에서 2·4분기 47.7%로, 수출이 115.9%에서 73.5%로 낮아진 반면 설비투자는 27.4%에서 33.3%로 상승했다.

내수회복과 수출증가는 3조7183억원의 재고감소와 맞물려 제조업 생산을 늘리고 서비스업 경기를 부추겼다. 제조업은 20.1%, 도소매업 증권업 통신업의 호조를 보인 서비스업은 10.4% 증가했고 건설업도 마이너스 성장(-7.9%)을 지속했지만 하락폭은 전분기(-14.7%)보다 줄어들었다.

물론 이번의 높은 성장률에는 작년 2·4분기에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은 데 따른 기술적 반등 효과도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

▽2년전 수준 회복〓한은은 “우리 경제는 이제야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라며 경기과열 우려를 일축했다. 실제로 2·4분기 GDP 관련 지표는 우리 경제가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통과해 2년전으로 되돌아갔거나 일부 항목에서는 여전히 못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97년 같은 기간을 100으로 했을 때 2·4분기 GDP는 101.9, 수출은 131.3, 제조업은 107.7에 이른 반면 △소비 96.8 △건설투자 84.4 △설비투자 73.9 △수입 94.9 등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밑돌았다.

물가가 안정돼 있고 경상수지도 매달 2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과열로 보는 건 무리라는 설명.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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