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대우계열사 새주인 누가 될까?

  • 입력 1999년 8월 15일 18시 44분


16일 체결되는 대우그룹과 채권단 사이의 수정재무구조개선 약정은 사실상 대우그룹의 ‘해체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자동차 등 살아남은 일부 계열사를 제외한 다른 사업 부문은 공중분해돼 살 사람을 찾아나서야 한다. 이제 관심은 시장에 내놓는 대우 계열사의 새 주인이 누가 되느냐는 것.

이번 약정에는 대우측이 매각이 아닌 계열 분리를 원했던 ㈜대우 건설부문도 매각 리스트에 오를 전망이다. 대우증권도 연내 매각으로 시한이 잡혀 있어 인수 업체를 급히 찾아야 할 형편. 대우증권은 눈독을 들이는 업체가 많은 반면 ㈜대우 건설부문은 마땅한 인수업체가 없는 실정.

▽㈜대우 건설부문〓매각 성사 가능성에 대해 업계에선 비관론이 우세하다. 눈에 보이는 자산이 거의 없고 인력과 수주한 사업이 재산이 되는 건설업체의 특성 때문. ㈜대우 건설부문은 국내 건설업 도급순위 2위의 대형업체로 46개월분의 일감을 확보해두고 있다.

최근 ㈜대우 임직원들 사이에선 최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아드리안 자카리아 미국 벡텔사 사장의 면담을 계기로 ‘벡텔 인수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1898년 설립된 벡텔은 세계 80개국에서 사업을 벌이는 세계 최대의 건설업체.

건설업체라도 주택사업이 주력인 경남기업은 매각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경남기업은 상반기 매출 2200억원에 순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97년에도 50억∼100억원의 흑자를 기록중.

▽대우증권〓내놓기만 하면 바로 팔릴 가능성이 높다. 올해 이익이 7000억∼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업계1위의 알짜배기 금융사이기 때문. 영업망 확대를 꾀하는 삼성과 증권업 진출을 노리는 롯데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각 금액이 문제. 대우측은 보유중인 지분 16%의 대가로 1조원 정도를 희망하고 있으나 현재의 주가를 감안하면 3000억원이 채 안된다. 대우증권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우투자자문은 미국계 펀드운영사인 스커더 캠퍼가 빠르면 다음달 인수, 내년 1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기타〓대우전자가 미국계 투자회사인 왈리드 앨로마에 32억달러에 매각되면 같은 전자계열사인 오리온전기 한국전기초자 등의 매각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중 알짜배기 회사인 오리온전기는 매각이 쉬울 전망.

그러나 대우통신 PC부문은 아직 마땅한 인수업체가 없는 실정. 대우통신 PC부문은 지난해 1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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