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빅딜 합의 뒷얘기]삼성-대우 우량기업 「덤」요구

입력 1998-12-07 19:22수정 2009-09-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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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은 정재계간담회 개최 직전까지도 구조조정 추진 합의문 내용을 놓고 완전 합의를 보지 못해 청와대가 한때 간담회 연기를 검토할 만큼 막판까지 숨가쁜 밀고당기기를 벌였다.

이 때문에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은 6일 “채권단과 5대그룹의 합의가 늦어져 간담회가 2,3일 연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의 지휘아래 정부와 재계가 5대그룹 구조조정의 막판 조율작업에 들어간 것은 토요일인 5일.

이위원장은 이날 낮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5대 그룹 구조조정 추진현황을 보고했다.

이위원장은 청와대에서 나와 서울시내 두군데 호텔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하고 그룹 총수와 구조조정본부장을 차례로 불러들여 담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작업에 참여한 14∼15명의 금감위와 주채권은행 관계자들은 휴대전화와 무선호출기를 끄고 보안유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재계가 첫날인 5일 주력업종의 개편과 계열사 축소 등 원칙적인 면에서 쉽게 양보해 타결을 보는 듯했다.

이위원장은 그룹총수의 사재출연 부분을 꼼꼼히 챙기며 시종일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재계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출자전환 대상기업에 대해서는 “은감원이 선정한 8개후보 중 받아들일 만한 곳은 1,2곳에 불과하다”며 화를 내 재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일부 그룹에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 일단 채권은행단 의견을 수용한 다음 문제점들을 검토하겠다”며 물러섰다.

그러나 간담회를 하루 앞둔 일요일인 6일 각론에 들어가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삼성과 대우그룹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과 그룹 총수의 사재출연 문제.

이위원장은 삼성과 대우그룹이 6일 밤까지 빅딜 원칙에만 합의하고 구체적인 카드를 꺼내지 않자 청와대의 뜻을 전달하며 총수를 압박해 7일 오후 1시에야 완전 합의를 이끌어냈다.

대우그룹은 삼성자동차의 순자산 초과 부채부문이 3조원을 넘는다며 다른 우량 기업을 덤으로 넘겨주거나 대우전자 외의 다른 적자부문 계열사(조선을 제외한 중공업부문 등)를 떠안아줄 것을 부대조건으로 내세웠다.

삼성그룹은 초기투자 규모와 향후 사업성 등을 내세우며 삼성자동차를 넘기는 대신 대우그룹의 우량부문을 떼어달라고 요구했다.

〈반병희·김상철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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