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채권은행단,「추가협조융자」8일 재논의

  • 입력 1998년 5월 8일 06시 50분


서울 상업 외환 신한 경남 산업 등 동아건설 주요 채권은행들은 7일 긴급대표자회의를 갖고 동아건설이 요청한 2천9백억원의 추가 협조융자와 해외차입을 위한 5억달러의 지급보증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함에 따라 협조융자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권은행단은 6일에 이어 7일 긴급대표자회의를 가졌으나 일부은행이 협조융자를 거부함에 따라 8일 다시 회의를 갖기로 했다.

금융관계자는 “협조융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동아건설의 부도가 불가피해 은행들은 막대한 부실채권을 떠안게돼 부담스럽지만 현재 상황에서 협조융자를 수용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동아그룹에 대한 금융권여신은 △은행 2조1천억원 △제2금융권 2조3천억원 등 모두 4조4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동아건설 최원석(崔元碩)회장은 채권은행단이 협조융자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자 7일 △4개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 포기 △김포매립지 개발권 정부에 위임 △대한통운 외국기업에 매각 등의 방침을 밝혔다.

최회장은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에 담보로 설정한 본인 소유의 4개 계열사 주식 전체의 처분권을 주거래은행에 맡기겠다”며 은행단의 결정에 따라서는 경영권도 포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회장 소유 주식은 △동아건설 3백43만주 △대한통운 1백16만주 △동아생명 1백48만주 등으로 총 액면가는 4백억원 가량.그는 “동아건설의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한다는 자세로 이같은 자구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최회장은 그러나 “리비아 대수로 3차공사 수주 결정이 눈앞에 있는 만큼 수주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혀 대외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강한 집념을 보였다.

김포매립지와 관련, 유정현(劉正顯)동아건설 부사장은 “동아건설이 모든 개발이익을 포기하고 부지대금 등 이미 투입된 자금만 회수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최회장은 또 “지난해 88억원의 흑자를 낸 대한통운을 인수합병(M&A)방식으로 외국사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동아건설은 작년 12월 한달 동안에만 종금사 빚 3천8백억원을 갚고 최근 벌여온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 1조6천억원의 자금이 묶이는 바람에 만성적인 자금난을 겪어왔다.

여기에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의 기성금 5억달러가 입금되지 않고 아파트 5천2백여가구가 미분양된데다 중도금 유입액도 절반으로 떨어져 자금난은 회복불능의 지경에 이르렀다.

동아는 1월에 2천2백억달러의 협조융자를 받은 뒤 스위스의 CSFB로부터 빌려오기로 한 5억달러로 이를 갚는 조건으로 4월에 1천4백억원의 추가융자를 받고 6일 또다시 2천9백억원의 협조융자를 요청해놓은 상태다.동아측은 “인천매립지를 제외하고도 총자산 5조8천2백억원, 총부채 4조9천억원으로 자산이 부채보다 9천2백억원 많으므로 자금 흐름만 정상을 회복하면 반드시 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평인·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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