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국산품…오해 마세요』…英文이름 제품들 『봉변』

  • 입력 1997년 12월 11일 19시 59분


최근 외제품을 쓰지 말자는 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부 업체가 순수국산제품임에도 불구, 외제로 오해를 받아 경영에 애로를 겪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외제인 것처럼 영문브랜드를 부착, 그동안 재미를 보았던 의류 화장품업체는 최근 단단히 된서리를 맞고 있다. ▼도매급으로 넘어간 경우〓시청각교육 기자재 생산업체인 아산전자는 「교단선진화」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일부 부품을 미국에서 들여와 38인치 PC모니터를 자체 제작, 지난달 조달청 입찰에 참여했다. 당시 J업체 등 많은 업체들이 대만산 대형모니터를 그대로 들여왔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형 컴퓨터모니터는 모두 대만산」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아산전자 등은 국산으로 인정, 조달청으로부터 학교에 공급자격을 얻었으나 이달들어 「외제 안쓰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 인천교육청 산하 일선 학교는 『컴퓨터모니터는 모두 대만산이니 국산제품인 프로젝션TV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이에대해 아산전자측은 『핵심부품 하나가 국내 생산이 안돼 수입했을 뿐 제품개발비에만 10억원을 투자한 자체 개발제품』이라며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밖에 전자수첩 전자면도기 컴퓨터비디오카드 등 외제품이 판을 치는 시장에 자체 개발품을 내놓은 소규모 전자업체들도 최근 도매급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용산전자상가의 한 상인은 전했다. ▼외제품을 흉내내다 된서리 맞은 경우〓외국제품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영문제품명을 붙여온 패션의류 골프 화장품업체들도 뜻하지 않는 판매감소를 겪고있다. 「마리끌레르」(애경사) 등 화장품용품, 「울시」(하이파이브사 제품) 등 골프의류 및 골프용품, 「라꼬스떼」(서광모드 재품) 「베이식」 등 의류제품 등이 대표적 케이스. 현대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영문명만 기재된 유아용품과 가구 주방기구를 고른 뒤 외제인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며 『아마 일부 고객은 외제인 줄 알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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