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업인]대성그룹 『淸貧경영에 불황은 없다』

  • 입력 1997년 8월 4일 10시 10분


자산기준 재계순위 51위인 대성그룹은 창업 후 50년 동안 그룹 본사건물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남의 돈 안쓰고 현금 많기로 재계에 소문난 대성은 14년 동안 서울 종로 이마빌딩에 세들어 있다가 최근에는 동덕빌딩 4개층을 빌려 그룹본사로 쓰고 있다. 돈을 좀 벌었다 하면 먼저 번듯한 사옥부터 마련하는 재계 분위기에 비춰볼 때 대성은 별난 그룹으로 여겨질 정도로 「청빈(淸貧)경영」을 주창해왔다. 그 덕분에 재벌그룹들이 비틀거리는 불황기에도 대성은 끄떡없다. 대성의 전체 차입금은 4천5백억원, 예금은 1천6백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예금을 뺀 실제 차입금은 2천9백억원에 불과하다. 자기자본 비율은 41.5%로 상장사 평균(20%)의 두배가 넘는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우량기업 수준. 게다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땅은 모두 1천만평이 넘는다. 부동산가에서 『땅값으로 치면 삼성이 최고 땅부자지만 덩치로 치면 대성이 단연 최고』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대성은 지난해 18개 계열사중 대성셀틱(보일러제조사)을 제외한 17개사가 흑자를 냈다. 매출액 1조6백억원에 경상이익은 4백67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견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경영은 있을 수 없다. 철저하게 수익성을 검토한 뒤 사업에 착수하라』는 창업주 金壽根(김수근)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 그룹 재무담당 金漢培(김한배)상무는 대성이 인수하려 했다가 고배를 마신 유원건설(한보) 대한중석 입찰건과 관련, 『대성은 철저히 수익성을 따지는 만큼 우선 인수하고 보자는 식으로 하지않고 신중하게 하다가 탈락됐다』고 설명했다. 1947년 종업원 4명의 연탄제조업체로 출발한 대성은 산업구조 고도화에 맞춰 LPG 석유 해외유전 가스전개발 등으로 사업구조를 수직계열화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김회장의 3남 金英薰(김영훈·45)그룹기획실장 겸 대성산업사장의 주도로 21세기 초우량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건설 환경 정보통신사업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81세인 김회장은 경영을 구석구석 챙기고 있지만 올해 초부터는 장남 金英大(김영대·55)그룹부회장, 차남 金英民(김영민·53·사장)그룹해외사업추진본부장과 3남 김영훈사장 등 세 아들에게 권한을 서서히 넘기고 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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