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綜金 「알짜경영」화제…『건전기업에 대출』기본 충실

  • 입력 1997년 6월 24일 19시 52분


올들어 한보 삼미 삼립식품 등 부도기업과 진로 대농 등 심각한 자금난에 빠진 기업에 한푼도 「물리지 않은」 종합금융회사가 있을까. 많은 기업들이 종금사를 통해 단기자금을 조달하고 이 가운데 적지않은 기업이 문을 닫는 현실에서 「부실채권 없는 종금사」는 꿈에 가까운 얘기. 그러나 나라종금(사장 車承轍·차승철)은 예외다. 경쟁 종금사들이 거래업체의 잇따른 부도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라종금은 거꾸로 대출규모를 늘리는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펴고 있다. 부실채권이 있다면 덕산 우성그룹 등 이전에 물린 3백18억원이 전부. 나라종금의 총여신은 작년말 5조8천억원에서 23일 현재 8조2천억원으로 불어났다. 부실여신을 줄이기 위해 대출창구 문턱을 높인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영업비결은 상식적이다. 한마디로 기본에 충실하는 것. 『연결재무제표와 현금흐름표에 기초한 회사분석, 연줄 청탁의 철저한 배제, 심사인력의 장기근속을 통한 전문성 제고, 신규업체 개발 등이 성공의 포인트입니다』(차사장) 나라종금은 한보와는 아예 거래가 없다. 이 회사 盧載寬(노재관)이사는 『대출요청은 여러차례 있었지만 재무구조가 워낙 부실해 돈을 꿔줄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로그룹에는 한때 4백억원가량 대출됐지만 지난 94년초 6개월에 걸쳐 모두 회수했다. 『㈜진로가 매년 2백억∼3백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무리한 시설투자가 잇따른데다 유통 식품 등 계열사의 영업실적이 부진한 것을 보고 서둘러 거래를 끊었다』(당시의 심사부 직원) 대농도 마찬가지. 매년 임원을 통해 대출요청이 있었지만 「실질가치가 별로 없는 재고자산이 너무 많아」 경영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지난 94년 이후 거래를 중단했다. 차사장은 『거래업체의 부실징후 여부를 미리 포착, 경쟁력 상실업체는 적격대상에서 탈락시키고 우량기업을 꾸준히 발굴하는 등 산업구조 조정에 맞춰 거래업체를 「구조조정」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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