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自 공장 문제점]「공급과잉」현실화 장래성 불투명

  • 입력 1997년 6월 5일 20시 06분


무리하게 승용차시장에 뛰어든 삼성자동차는 출발부터 투자의 적정성 문제에 부닥쳤다. 현대와 대우자동차 등 선발업체들이 평당 공단조성비(땅값 포함)로 20만∼28만원을 투자한데 비해 삼성자동차는 평당 1백만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삼성자동차 부산 신호공장은 오는 2001년까지 4조원을 투자해도 연간 승용차 생산능력이 50만대를 넘어서지 못할 전망이다. 이는 최근 완공된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이 승용차 연산 30만대 규모를 갖추는데 1조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할 때 엄청난 과투자. 또 기술경쟁력도 삼성자동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핵심기술의 대부분을 일본 닛산자동차에 의존하고 있지만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을 막으려는 닛산자동차가 핵심기술을 순순히 삼성자동차에 전수해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삼성자동차가 자력으로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드물다. 삼성그룹 내부에서조차 자동차 사업이 그룹의 애물단지라고 말할 정도. 삼성자동차가 기존업체인 기아와 쌍용자동차를 인수합병 내지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치부하는 보고서를 만든 배경에는 이같은 내부의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 대우 기아 등 기존업체들은 삼성의 승용차 사업 진출 자체부터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한다. 기존업체들이 공급과잉문제를 들어 삼성의 승용차시장 진출에 극력 반대하자 정부는 「수출을 통해 공급 과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 삼성의 손을 들어 주 었다. 그러나 자동차 공급과잉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세계적인 경제예측기관인 영국의 EIU는 자동차 수요감소로 2000년경 한국의 자동차 업체 공장가동률은 60%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 관계자는 『정부는 정치적 차원에서 삼성의 승용차사업을 허용했다』며 『입지가 최악인 부산 신호공단에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정부와 삼성 중 어느쪽이 먼저 제의했건 경제성을 도외시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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