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선진국 무역적자가 「경상 적자 주범」…韓銀 분석

  • 입력 1997년 2월 16일 16시 00분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선진국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가 우리나라 경상수지 적자 확대의 주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한해동안 미국 등 25개 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5백73억달러인 반면 수입은 9백87억달러로 4백14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전년의 2백91억2천만달러에 비해 적자규모가 42.1%나 증가했다. 반면 동남아 중남미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무역수지는 지난해 2백7억5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 95년의 1백90억5천만달러보다 흑자규모가 8.9% 늘어났다. 이같은 지난해 對선진국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작년 전체 경상수지 적자 2백37억달러의 1.7배를 넘는 것으로 선진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인 경상수지 적자 축소가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對선진국 무역의 흐름을 보면 지난 89년에 6억5천만달러의 흑자를 낸 것을 고비로 90년대 들어 무역수지 적자가 매년 확대되는 현상을 보여 우리 무역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뿌리를 박고 있는 실정이다. 연도별 對선진국 무역수지 적자 확대 추이를 보면 지난 93년에는 1백30억달러이던 것이 94년 2백3억달러(전년대비 56.2% 증가), 95년 2백91억달러(43.3% 증가), 작년 4백14억달러(42.3% 증가)로 지난 3년간 적자규모가 연평균 47.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작년의 경우는 수출이 전년(6백24억달러)보다 8.2%가 감소했는 데도 불구하고 수입(9백87억달러)은 7.8% 증가해 무역적자가 한층 구조화되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과의 무역이 적자기조로 굳어진 것은 우리의 수출 주종인 반도체 철강 등 중화학제품의 국제가격이 하락한 데다 경공업제품도 후발 개도국의 추격으로 가격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장개방 확대로 선진국의 고급 소비재가 대량으로 수입되고 수입의존도가 높은 정밀기기 등 첨단 자본재의 수입도 꾸준히 늘어나 무역수지 적자 확대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편 대선진국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현황을 나라별로 보면 일본이 1백58억달러의 수출에 5백15억달러 수입으로 적자규모가 1백57억달러로 가장 컸다. 이어 미국이 2백17억달러 수출에 3백31억달러의 수입으로 1백14억달러에 달했고 유럽연합(EU)은 1백53억달러 수출에 2백12억달러 수입으로 59억달러의 적자를 각각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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