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연말상여금 『얇은 봉투』…『깎지만 않아도 다행』

  • 입력 1996년 12월 15일 20시 14분


불황속에 맞은 올연말 샐러리맨들은 두둑한 보너스 봉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기업마다 매년 경영성과에 따라 정기보너스와 별도로 지급해오던 특별상여금을 올해는 극심한 영업부진으로 아예 없애거나 대폭 줄일 움직임이다. 삼성그룹은 매년 정기상여금 275%와 함께 계열사별 실적에 따라 150%까지 「+a」의 특별상여금을 추가지급해 왔지만 올해는 실적이 전반적으로 크게 떨어짐에 따라 지급폭이 대폭 줄어들 전망. 지난해 2조원이상의 순이익을 내며 초호황을 누렸던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직원들은 1인당 평균 5백만원(425%)정도의 뭉칫돈을 받았는데 올해는 정기보너스로 만족해야 할 형편. 노동조합의 입김이 센 탓에 단체협상에서 특별상여금을 정하는 현대그룹 직원들도 올해는 단협합의 사항인 200%만 받을 전망이다. 그룹관계자는 『예년에는 단협에서 결정된 특별상여금외에도 50∼200%까지 웃돈을 얹어주는 게 관례였는데 올해는 정기보너스 200%를 주는데도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LG그룹의 경우 아직 연말 보너스규모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전자화학 등 실적이 부진했던 계열사 직원들은 특별상여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반도체의 한 부장은 『반도체 수출가격 하락 등으로 경영실적이 나빠 특별상여금은 바랄 처지가 아니다』며 『올해는 정기보너스가 깎이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선경그룹도 올해 100%의 정기상여금외에는 한푼도 없다. 더 얹어줄 만큼 실적이 있는 계열사가 한군데도 없다는 게 그룹관계자의 전언. 동양 한화그룹 등도 특별상여금 지급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쌍용양회의 임원 28명은 이달말 지급예정인 보너스 200% 가운데 150%를 반납하고 50%만 받기로 했다. 지난 9월과 11월 자진반납한 100%를 합치면 모두 250%, 액수로 1인당 6백만원 이상을 회사에 반납하는 셈이다. 반면 대우그룹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 깎기는커녕 특별보너스 지급액이 인상됐기 때문. 대우 등 일부계열사는 지난해보다 특별상여금을 30%가까이 인상, 직급에 따라 50만원에서 2백만원까지 이달초 정액 지급했다. 〈李英伊·林奎振·李鎔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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