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華圈, 한국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

  • 입력 1996년 12월 8일 19시 56분


「許承虎기자」 중화권(中華圈)이 북미지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떠올랐다. 중국 대만 홍콩 3개국이 중심인 중화권 시장에 대한 수출은 지난 90년 미국시장의 30%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최근 교역과 투자가 급증하면서 유럽 일본시장에 이어 올해는 미국 등 북미까지 앞지른 것이다. 7일 통상산업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중화권 3개국에 대한올 10월말까지의 수출은 2백15억달러로 전체수출액 1천65억달러의 20.2%를 차지했다. 이 기간중 미국시장에 대한 수출은 1백81억달러, 일본수출은 1백32억달러로 모두 2백억달러를 훨씬 밑돌았다. ㈜대우의 朴泰俊(박태준)중국팀장은 『이 지역이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한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수입수요가 증대한데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원부자재를 대부분 한국에서 수입해 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취하고 있는 공업화전략은 이른바 「내료(來料)가공」.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한 후 재수출한다」는 뜻으로 70년대 우리의 가공무역과 같은 형태다. 예컨대 봉제 의류 등 경공업의 경우 원단 디자인 염색은 상대적으로 기술이 뛰어난 한국에서 하고 봉제는 임금이 싼 중국에서 처리, 한국 및 제삼국에 수출하는 것. 또 중국의 공업화에 따라 일반기계의 수입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올들어 중국의 건설경기가 좋아지면서 철강 건설자재도 대량 수출되고 있으며 중장비가 부품형태로 중국에 실려가 현지조립돼 사용되기도 한다. 중국은 심지어 열연후판이나 빌렛 형태로 철강을 수입, 현지에서 냉연강판으로 가공해 가전제품의 재료로 쓰고 있다. 金良基(김양기)무역협회 참사는 『선진국시장에서 소비재 및 가전제품의 수출경쟁력이 사라지고 반도체 철강 등 주력품목의 수출이 부진하자 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對)홍콩 수출증가는 대부분 중국으로 가는 물량으로 서류상으로만 홍콩을 거치는 것』이라며 『특히 내년 홍콩이 중국에 편입되고 외환사정이 나아지면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으로 더욱 뚜렷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金東秀(김동수)통산부 수출과장은 『비록 중국에서의 수입도 급증하고 있지만 올들어 10월말까지 중화권과의 무역수지가 1백13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국제수지개선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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