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장 수사배경]작년부터 비리관련 내사

  • 입력 1996년 11월 22일 20시 16분


검찰이 22일 孫洪鈞(손홍균)서울은행장을 전격 소환조사한 것은 손행장이 이미 지난해부터 여러차례 대출커미션 수수 등 비리혐의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또 최근 검찰이 공직사회 부정부패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면서 금융계의 고질적인 대출부조리를 중요한 수사대상으로 삼으면서 검찰주변에서는 손행장을 첫번째 수사대상으로 꼽아왔다. 대검중수부는 이미 지난해 10월초 손행장의 비리와 관련한 매우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벌였었다. 당시 검찰이 입수한 정보는 부도위기에 몰려있던 지방의 중견건설업체인 S기업에 계속 무리한 대출을 해주었으며 그 과정에서 거액의 커미션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이 터지면서 손행장에 대한 검찰의 내사는 일단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손행장이 다시 검찰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지난 5월 李喆洙(이철수)전제일은행장 사건 때. 검찰은 당시 이전행장에게 1억원의 뇌물을 주었던 효산그룹이 서울은행에서도 거액의 특혜성 대출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었다. 효산그룹의 은행대출중 제일은행이 1천1백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서울은행이 7백92억원을 대출해 줬다는 것. 이같은 대출액에 대한 담보액은 3백56억원에 불과해 변칙특혜성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담보를 훨씬 초과한 대출과 관련해 지난해 4월 은행감독원이 특별감사를 벌인 사실까지 드러났었다. 이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전행장과 함께 손행장의 비리에 대한 수사도 큰 관심을 모았으나 검찰은 일단 이전행장만 구속하고 수사를 일단락했었다. 당시 수사가 이전행장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효산그룹이라는 특정기업체만을 수사하면서 시중은행장 2명을 한꺼번에 수사한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수사팀은 이전행장 사건을 마무리한 뒤 손행장에 대한 비리정보가 잇따라 수집되면서 손행장 부분을 본격 수사하지 못한 것을 매우 아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손행장과 관련한 비리정보가 축적되면서 검찰은 자연스럽게 최근 손행장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일단 손행장과 관련한 그동안의 모든 비리정보를 모은 뒤 지난 20일부터 손행장에게 대출커미션을 준 것으로 알려진 기업체 관계자들을 하나 둘씩 소환했고 상당한 정도의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21일 밤 손행장을 전격 소환조사하려 했으나 연락이 잘 되지 않는 바람에 출두날짜가 22일 오전으로 미뤄졌다. 검찰은 손행장이 이날 오전 11시40분경 검찰에 출두한 직후 『그동안의 내사사실을 확인하는 차원』이라면서 매우 자신있는 표정이었다. 〈金正勳·徐廷輔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