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블록 담벼락, 금단의 땅’…120년 역사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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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24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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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와 도시산책/김홍렬 지음/253쪽·1만6000원·아임스토리

“용산 미국기지를 반환받아 용산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서울시에 대규모 공원이 하나 생긴다는 의미를 넘어 일제강점기와 냉전시대를 극복하고, 역사를 바로 세워가는 과정이자 그것을 증명하는 일이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6년 동안 서울시 도시전략사업팀에서 용산공원화 사업의 실무를 진행한 도시공학박사 김홍렬 씨가 이 책에서 용산공원 조성의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용산 미군기지는 한국의 땅이지만 그동안 자유로이 드나들 수 없는 금기의 땅이었다. 우리는 서울의 중심에 가장 핵심적인 곳이라 할 수 있는 지역이 길고 긴 콘크리트 블록 담벼락으로 둘러쳐져 그 안의 풍경은 알 수 있는 길은 없었다.

2003년 한미 정상 간 주한미군기지 이전 및 재배치에 합의가 되면서 1990년대 추진을 시도했던 용산 미군기지 반환과 이전이 다시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2020년에는 용산공원 부분개방단지가 시민에게 공개되고, 2022년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등 용산공원에 변화가 찾아왔다. 용산기지에는 오염 정화 작업 등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도 많고, 남아 있는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용산기지가 한국 근현대사 역사에서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는지 정리하고, 직접 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방문하여 찾아온 1950~70년대 용산미군기지 사진 자료들을 통해 용산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며, 용산공원 내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제안한다.

또한 스스로를 ‘용산김씨’라 소개하는 저자가 서울시 주무관으로 일할 당시 ‘용산공원 시민소통공간:용산공원 갤러리’ 조성을 주도하고 시민들을 위한 용산공원 투어를 기획, 운영하였던 경험을 정리했다. 독자가 직접 걸어보며 쉽고 생생하게 미군기지의 역사와 용산공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산책 코스를 결합하여 소개한다. 본문에는 최초 공개하는 용산 미군기지 내외부 및 주변 지역 사진 240여 점과 여행자를 위한 용산 여행 지도를 수록하였다.

강미례 동아닷컴 기자 novemb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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