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서양식 영빈관 ‘덕수궁 돈덕전’ 100년 만에 문 열었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25일 0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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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영빈관 ‘덕수궁 돈덕전’이 100년 만에 다시 손님을 맞는다.

돈덕전은 고종 즉위 40주년 칭경예식에 맞춰 서양열강과 대등한 근대국가로서의 면모와 주권 수호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고자 1902~1903년 황궁에 지은 서양식 영빈관이다.

칭경예식은 1902년 고종의 즉위 40주년을 경축하려고 전통식과 서양식이 혼합된 대규모 국제행사로 기획한 예식이다.

대한제국은 이 행사를 통해 황제 위상을 높이고, 나아가 냉엄한 국제 사회에서 중립국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하려 했다.

콜레라 창궐로 국제행사는 무산됐다. 같은 해 11월 국내행사로 축소돼 전통방식 예식만 덕수궁 경운궁에서 거행됐다.

돈덕전은 1921~1926년 철거됐다.

문화재청은 2015년부터 덕수궁 복원정비사업을 추진해왔다. 돈덕전 복원은 2017년 발굴조사, 2018년 설계를 마친 뒤 2019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전시를 위한 자료조사와 공간설계는 건축공사 중인 지난해 7월부터 시작했다. 전시물 제작·설치와 인테리어를 올해 오는 24일까지 마무리했다.

문화재청은 25일 오후 덕수궁 돈덕전 1층 기획전시실에서 돈덕전 개관기념식을 열고 오는 26일부터 정식으로 개관한다.

새롭게 문을 연 돈덕전은 대한제국 외교사 중심 전시, 기록보관, 도서 열람, 국내외 문화교류와 예술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1층은 고종 칭경예식 등 당시 대한제국 모습을 영상에 담은 상설전시실 Ⅰ(대한제국 영상실), 다양한 기획전시, 국제행사가 가능한 기획전시실로 구성된다.

2층에는 한국 근대외교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상설전시실 Ⅱ(대한제국의 외교)로 20세기 초 서양 살롱을 모티브로 가구와 조명등이 배치됐다.

좌석 32석과 이동형 책장을 갖춘 대한제국 자료실도 있다. 이곳에 도서와 영상자료 열람 학술회의, 소규모 공연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복도 바닥은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타일을 재현해 장식됐다. 천장과 벽에는 100년 전 분위기의 조명등이 달려있다.

1충에는 대한제국 시기 서울 풍경과 2층에는 당시 주요 인물들이 담긴 디지털 액자가 전시되어 있다.

상설전시실 Ⅱ는 한국 근대외교를 주제로 프롤로그, 근대 외교의 시작 - 만국공법의 세계로, 격동의 시대, 그리고 외교관들, 제국에서 민국으로, 에필로그 등 5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이곳에서 중요한 외교 사건뿐만 아니라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 마지막 주영공사 이한응 등 대한제국 주권과 자주 외교를 지키려했던 외교관들과 주요 인물들의 삶을 확인할 수 있다.

보물 ‘서울 진관사태극기’와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화차분별도’도 볼 수 있다. 진관사태극기는 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 소장 유물로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를 먹으로 덧칠한 태극기다. ‘화차분별도’는 서화가이자 초대 주미공사관원인 강진희(1851~1919)가 1883년 미국에서 연기를 뿜으며 달리는 기차 2대를 그린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약 100년 만에 돈덕전을 재건 전시, 행사장, 도서-아카이브관 용도로 국내외에 개방함으로써, 과거 역사 공간의 복원과 미래 문화교류의 공공외교 플랫폼으로 활용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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