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마지막 난초 그림 ‘불이선란도’ 보물 된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27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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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고불사 영산회상도 등 4건 지정 예고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마지막 난초 그림 ‘불이선란도’가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불이선란도’ 비롯해 ‘기장 ’고불사 영산회상도‘, ’파주 보광사 동종‘, ’불조삼경‘등 4건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정희 불이선란도‘는 달준이란 인물에게 그려준 작품으로 화면 가운데 난초를 옅은 담묵으로 그렸다. 주변에 회화사상 보기 드문 수준의 높은 격조를 담은, 그림 제작 배경, 감상평 등을 기록한 제발을 4군데에 썼다. 글씨는 여러 서체를 섞어 썼으며, 글자 모양과 크기에 차이가 있다.

10대 때부터 묵란을 즐겨 그린 김정희가 난초를 서예의 필법으로 그려야 한다는 자신의 이론을 실천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이 작품에 대해 “19세기 문화사를 상징하는 김정희의 학문과 예술 세계를 종합적으로 대변하는 작품으로 높은 예술적?학술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며 “인장을 통해 전승 내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기장 고불사 영산회상도‘는 화기에 있는 기록을 통해 1736년에 제작된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다.

제작한 화승이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특색 있는 머리 모양, 여래를 중심으로 짜임새 있고 안정적으로 구성된 구도와 배치, 채도가 낮은 적색과 녹색의 강한 대비 등으로 볼 때 경북, 특히 팔공산 일원에서 활약한 의균 등 화승이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영축산에서 석가모니불이 법화경을 설법하는 순간을 비단 바탕에 색을 칠해 표현했다. 꽃잎형 광배를 갖추고 불단 형식 대좌에 결가부좌한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지장보살 등 8위의 보살과 사천왕, 십대제자 등 권속들을 위계와 역할에 맞게 좌우로 배치했다.

석가모니불을 주존으로 한 영산회상도이면서 권속으로 아미타팔대보살에 속하는 지장보살을 표현했다. 이 형식은 19세기 경상도 일대, 서울, 경기도에서 제작되는 후불도의 유형이다.

문화재청은 “제작시기가 그보다 앞선 18세기 전반인 것으로 보아, 이러한 형식을 가진 후불도의 최초 제작시점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의를 지닌다”며 “석가 신앙과 아미타 신앙의 융합을 보여주는 자료로써 조선 후기 불화의 형식과 신앙 변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도설된 내용과 화기에 기록된 화제가 일치해 18세기 전반 영산회상도 도상 연구의 기준이 되므로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파주 보광사 동종‘은 주성기를 통해 천보가 청동 300근을 들여 1634년) 제작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동종이다. 중국종 형식에 우리 고유의 미감을 반영하는 조선 전기 동종의 새로운 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세 줄로 만든 횡대로 종 몸체가 상단과 하단으로 나뉘는데, 상단에는 분할주조방식을 엿볼 수 있는 형틀 분리 모습이, 하단에는 반듯한 해서체로 적은 주성기가 보인다.

문화재청은 “이를 통해 동종의 제작연대와 목적, 봉안 지역과 사찰, 발원자와 후원자, 장인과 재료 등 중요하고 다양한 내력이 분명하게 확인돼 사료적?학술적 가치가 크다”며 “천보의 마지막 작품으로 조선 전기에서 후기로의 과도기적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예사적으로도, 조선 후기 동종 제작기법 연구에서도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또한 “원 봉안처를 떠나 옮겨지는 일이 많은 다른 동종들과 달리 최초 봉안처에서 온전히 그 기능을 수행하며 잘 보전되어 온 점에서 그 역사성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석왕사 소장 ’불조삼경‘은 원나라 판본을 바탕으로 1361년 전주 원암사에서 번각한 목판본이다. 중국 원나라 고승 몽산 덕이(1231~1308)가 석가와 조사가 설법한 3가지 경전을 결집한 불서다. 불교의 교훈적 가르침을 쉽게 설명해 불교 경전을 처음 접하는 초학자에게 크게 도움을 주는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불조삼경‘의 고려시대 판본은 현재 3종만이 알려져 있다. 시기적으로 가장 앞선 1341년의 정각사 판본, 1361년전주 원암사에서 간행된 판본 및 1384년에 간행된 판본이다.

문화재청은 “석왕사 소장 ‘불조삼경’은 이미 보물로 지정된 타 소장본보다 인쇄 및 보존상태 등 선본으로서의 가치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김정희 필 불이선란도‘, ’기장 고불사 영산회상도‘ 등 4건에 대해 30일간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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