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자수가사’ 44년만에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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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문화재보존과학센터 23일부터

불교의 세 가지 보물 ‘불(부처)·법(경전)·승(존자)’ 도상 125개를 비단에 한 땀 한 땀 수놓은 뒤 이어 붙여 만든 19세기 자수가사(刺繡袈裟)가 1979년 보물 지정 후 44년 만에 처음 공개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17일 대전 유성구 센터에서 보존 처리 중인 보물 자수가사(사진)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가사는 ‘무자생 박씨(戊子生 朴氏)’ 여성이 발원해 만든 것으로, 착용 목적이 아니라 예불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후기 자수가사는 국내에 20여 점이 남아 있지만 법의 전체를 도상으로 빼곡하게 수놓은 건 이 가사가 유일하다. 안보연 문화재보존과학센터 학예연구사는 “불교미술과 복식사 연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유물”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 현장에서는 섬세한 바느질선이 드러난 유물 뒷면을 볼 수 있었다. 뒷면에 붙어 있던 배접지를 보존 처리를 위해 잠시 제거한 덕이다. 자수가사는 누더기를 입은 부처의 뜻을 잇는다는 취지로 여러 천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다. 각 조각을 꿰매는 과정에서 일부분을 바느질하지 않고 놔둬 작은 틈을 만드는데, 이를 ‘통문(通門)’이라고 한다. 가사 뒷면에서 통문도 보였다. 대전 보존과학센터는 23∼25일 이 자수가사와 보존 처리 과정을 공개하는 행사 ‘보물 자수가사 프로젝트: 보존과학자의 1492일’을 연다. 자수가사는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1926∼2018)이 소장하다가 서울시에 기증했다.


대전=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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