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태·카이 “완벽한 베토벤 음악에 짓눌리지 않으려 노력”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19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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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음악에 짓눌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뮤지컬 ‘베토벤’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박은태는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베토벤의 음악은 너무 완벽하고 그 힘이 강하다. 그의 음악뿐만 아니라 뮤지컬로 드라마를 전달해야 하기에 최대한 인물로 다가가려 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초연의 막을 올린 ‘베토벤’은 세기의 천재 음악가이자 비운의 예술가 베토벤의 삶을 담아낸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베토벤이 죽은 후, 그의 유품에서 발견된 ‘불멸의 연인’에게 쓴 편지에 영감을 받았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을 탄생시킨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빚어낸 작품이다.
1810년부터 1812년을 배경으로 한다.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청력 상실의 위기를 맞은 40대의 베토벤이 안토니 브렌타노를 만나며 사랑에 빠지고 인간적 고뇌와 고독을 음악으로 승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박은태는 뮤지컬 ‘모차르트!’에 이어 ‘베토벤’으로 위대한 음악가를 또다시 연기한다. 그는 “음악가 전문 배우”라고 웃으며 두 작품을 모두 쓴 쿤체와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
“모차르트는 나무 뒤에 숨어서 상황이나 변화를 씩 웃으며 재미나게 바라보는 인물이라면, 베토벤은 그 변화에 뛰어들어 싸우고 부딪치고 아파하는 인물이라고 했어요. 이상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살았던 모차르트에 비해 베토벤은 더 고뇌하고 연민을 느끼게 하는 인물이죠. 그 차이점을 표현하려고 신경 썼어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클래식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온 카이는 그 무게감이 크다고 했다.
“베토벤의 음악이 음악사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알고 있기에 무게감이 더 느껴져요.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세상이 정확히 보인다’는 걸 철칙으로 믿고 있어요. 완벽한 베토벤의 음악을 그 상태 그대로 가만히 지켜보는 심정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죠. 기악곡이 아니라 뮤지컬이기에 감정이 대사와 어우러져 흐름이 끊기지 않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러면서 “베토벤도 하늘에서 이 작품을 보며 호탕한 웃음을 짓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교향곡에서 사람의 음성을 악기화시킨 최초의 음악이에요. 당시 이를 처음 들은 관중들은 불경스럽다고 했죠. 위대한 시작은 늘 이질감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르베이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죠. 베토벤도 박수 쳐주며 응원해주지 않을까 싶어요.”

베토벤은 박은태와 카이 그리고 박효신이 번갈아 연기한다. 이날 간담회에 박효신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세 가지 매력을 만날 수 있다”며 “세 배우 모두 처음부터 연습실에서 롱코트를 입었고 헤어스타일이나 성격, 말투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캐릭터에 맞춰가는 과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박은태 배우는 섬세한 감정 연기와 미성으로 환희부터 분노까지 베토벤의 여러 색깔을 보여줘요. 카이 배우는 클래식한 목소리로 정통적인 베토벤의 선율을 표현해내죠. 박효신 배우는 대중에게 사랑받는 짙은 목소리로 절절함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어요.”

베토벤의 연인 안토니 브렌타노 역에는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가 나선다. 조정은은 “베토벤과 토니 사이에 삶을 다 내던질 만큼 어떤 강렬함이 있었을까 궁금증이 컸다. 해결되지 않은 고민이 남아있지만, 남녀의 사랑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랑 자체의 위대함에 초점을 둔다”고 말했다.
옥주현은 “베토벤의 마음을 열게 한 토니는 유일하게 그의 눈을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를 알아봐준다. 토니는 일찍 결혼해 아이들이 있고, 베토벤은 어린 시절 부모의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이들의 사랑은 모성애부터 시작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윤공주도 “창작 초연이라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그래서 재미있었다. 정답은 없다. 이들의 사랑을 관객이 공감하게 표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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