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화두로 떠오른 ’꼰대’…어떤 ‘꼰대’로 남을 것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0일 14시 31분


코멘트
20대 대선에서 ‘꼰대’ 논쟁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대의 승부처로 떠오른 20대의 인기를 얻으려면 꼰대여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청하지 않아도 가르치려 하거나 자신의 잣대를 타인에 들이대려는 꼰대는 20대에게 비호감으로 통한다.

김명주 충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CNU 여성젠더연구소장)가 최근 칼럼집 ‘꼰대의 변명’(299쪽,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을 펴냈다. 지난 20년 동안의 글 모음인데, 2019년 쓴 글이 ‘꼰대의 변명’이었다.

책에는 꼰대와 포스트모던 세대가 불화(不和)일 수밖에 없는 이론적 설명이 나온다.

“한 논문에 따르면 오늘날 포스트모던 시대는 더 이상 보편타당하고 유일무이한 진리를 설교하는 시대가 아니라, 자신만의 일리(一理)를 ‘증언’ 하는, ‘개인적 증언(personal testinony)’의 시대다.…나의 ‘일리’를 ‘진리’라고 우기는 태도는 확실히 시대착오적이고 꼰대스럽다.”

하지만 그는 ‘꼰대성을 경계하는’ 꼰대로 남기로 했다. 사피엔스는 언제나 선대의 어깨 위에서 출발해 여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또 선생의 사명은 학생들이 지닌 ‘일리’의 지평을 조금씩 넓히도록 돕는 것이다.

다수의 저서 및 번역본을 펴낸 김 교수는 이 책 서문의 현자의 이야기를 통해 글쓰기를 고난을 겪으면서 지혜와 생의 비밀을 터득할 수 있게 해주는 여행에 비유한다. 개인적으로는 “자꾸만 부서지는 자아를 극복하는 과정이었다”고 털어 놓는다.

제3장 ‘감평’에 실린 ‘2013년 노벨문학상 앨리스 먼로의 작품세계’ 등의 글들은 문학평론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는 이번에 이론서인 ‘포스트-영문학’(신아사)도 함께 펴냈다. 영미문학 텍스트의 치밀한 분석을 통해 타 학문과의 융복합 협업의 틈새를 발견해내려는 시도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