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까지 번진 호텔 폐업 도미노… ‘48년 역사’ 한진그룹 제주칼호텔 오는 5월 말 폐업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2월 7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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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연속 적자·코로나19 사태 겹악재
제주 관광 트렌드 제주시→서귀포
2020년 매출 반 토막… 영업손실 238억
올해 상환 차입금 규모 2358억 원
호텔업 인수자 無… 차입금 상환 위해 부지·건물 매각 추진
2020년부터 중대형 호텔 서울 7곳·부산 2곳 폐업
제주칼호텔 제주서 첫 폐업

제주칼호텔 전경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서울에서 시작된 호텔 폐업 도미노현상이 부산을 거쳐 제주까지 번졌다. 한진그룹 계열 제주칼호텔이 연속된 적자에 허덕이다가 결국 폐업하기로 했다.

한진그룹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칼호텔을 오는 5월 31일부로 폐업한다고 7일 밝혔다. 제주 관광 패러다임 변화로 방문자가 급감하면서 8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영난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전했다. 지난 4일 칼호텔네트워크는 직원을 대상으로 영업 종료 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칼호텔 영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오는 4월 30일 영업을 종료하고 5월 30일부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 방문객 감소·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악화… 올해 상환 차입금 2358억 원
칼호텔네트워크에 따르면 제주칼호텔은 제주 관광 중심이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전환되면서 하락의 길을 걸어왔다. 48년 전인 1974년 건립된 제주칼호텔은 신혼부부와 관광객 메카로 명성을 누려왔다. 하지만 제주 관광 중심이 이동하고 렌트카가 확산하면서 이용자가 줄어들었다.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영난이 이어졌고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에는 매출이 반 토막나고 영업손실만 238억 원에 달했다. 올해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규모만 2358억 원이다.

호텔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는 작년 5월부터 직원 고용유지와 차입금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호텔업을 맡을 인수자 물색에 나섰다. 하지만 호텔업을 원하는 인수희망자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모두 주상복합 건물 또는 오피스빌딩을 지을 목적으로 호텔 부지와 건물만 인수하기를 희망했다. 이에 따라 칼호텔네트워크는 차입금 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호텔 부지와 건물을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자산매수 희망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다만 매각협상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역 시민단체 반발로 인수희망사 측이 관망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칼호텔네트워크 측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서귀포칼호텔과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 직원 고용유지마저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각 여건 조성을 위해 불가피하게 오는 5월 31일 폐업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제주칼호텔 위탁운영사인 항공종합서비스 측에는 위탁운영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 코로나19발 국내 대형 호텔 폐업 ‘도미노’… 제주 호텔 첫 폐업
최근 국내 중대형 호텔이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잇단 폐업을 선언하고 있다. 서울지역에서는 지난 2020년 11월 특급호텔인 쉐라톤팔레스 폐업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르메르디앙, 힐튼서울, 글래드라이브강남 등 서울 내 중대형 호텔 7곳이 폐업했고 주상복합건물 등으로 용도변경 또는 재건축 중이다. 부산지역에서는 2020년 3월 해운대그랜드가 폐업한 데 이어 지난달 골든튤립해운대가 폐업했다.

제주지역에 있는 중대형호텔 중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폐업하는 호텔은 제주칼호텔이 처음이다. 현재 제주칼호텔에는 직원 약 380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을 위한 호텔 부지와 건물 등의 평가액은 약 69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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