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한 관우 초상 보니…붉은 얼굴 긴 수염 길게 찢어진 눈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5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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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궁중화원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이 원형으로 복원됐다.

15일 서울역사박물관이 공개한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은 서울시 중구 방산동에 있는 관우 사당인 성제묘에 있던 무신도 중 한 점이다. 관우신앙이 절정에 달한 19세기 말에 궁중화원에 의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에는 붉은 얼굴, 긴 수염, 길게 찢어진 눈으로 표현된 관우는 일월오봉도를 배경으로 익선관, 붉은 곤룡포를 입고 부인과 함께 그려져 있다. 조선 왕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조선식 관우도상이 보인다.

특이한 구도와 화려한 채색 기법 등이 돋보이며 조선시대 관우신앙 무신도를 이해할 수 있는 민속학과 미술학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성제묘 무신도는 모두 10점으로, 2017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403호로 지정된 후, 2018년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이관됐다.

박물관은 2019년 성제묘 무신도의 보존상태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조사 결과를 종합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종이에 천연 안료로 채색된 족자로 제작된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은 인수 당시 종이의 산성화, 가로방향으로 꺾임이 많이 확인됐다.

오염물질에 의한 얼룩, 촛농 부착, 접착제 약화로 인한 들뜸 현상이 있었다.

특히, 장황의 일부가 개장되어 긴급 보존처리와 제작 당시 원형으로 복원이 필요한 상태였다.

보존처리는 회화유물의 특성을 고려해 안료 조사, 재질분석, 제작방법 연구 등 과학적 조사 및 분석을 토대로 진행됐다.

사용됐던 종이와 재질의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동일한 재료와 전통 접착제인 소맥전분 풀을 사용해 없어진 부분을 복원했다. 건·습식 클리닝으로 오염을 제거해 원래 색을 되찾았다.

조사와 해체 과정에서 원본 위에 쪽색 종이를 상·하단에 덧대면서 원형이 상당부분 달라진 것이 확인됐다. 이를 분리해 제거하고, 제작 당시의 원형으로 복원했다.

족자에 사용된 장식품인 고리, 유소, 축은 원형이 보존되어 있었다. 부식과 열화가 발생된 고리와 유소는 재사용이 불가능해 고증을 통해 새로 제작해 부착했다.

특히, 안료 분석 결과 회화 중 다소 격이 낮은 무신도임에도 채색 재료 중 고급 안료인 석록과 석청이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

당시 최고급 안료가 사용된 것으로 보아 궁중화원에 의해 그려진 것이 추정이 아닌 확인되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김용석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이번에 복원한 ‘성제묘 무신도?관운장 부부 초상’은 조선시대 관우신앙을 이해할 수 있는 가치가 높은 유물로서, 당시 사용된 채색 재료 등 중요한 역사적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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