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연설… 통금 사이렌… 역사를 듣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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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클리프 리처드 공연 실황 등 청각으로 근현대사 현장 체험

1969년 클리프 리처드 내한공연 실황 LP.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1969년 클리프 리처드 내한공연 실황 LP.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고등학교 데모대는 지금 마산시청 앞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1960년 4·19혁명 당시 3월 15일 마산 시위대가 부르는 애국가와 부산MBC 라디오의 뉴스 중계 음원 가운데 일부다. 최근 발견된 자료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특별전 ‘소리, 역사를 담다’에서 들을 수 있다.

‘소리…’ 전시는 청각으로 근현대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1969년 한국을 찾은 영국 가수 클리프 리처드의 공연 실황에서는 “두 유 싱 인 잉글리시(여러분들 영어로 노래해요)?”라고 묻자 “예!” 하는 관중의 함성이 생생하다.

일제강점기 조선어독본의 낭독 음원에서는 1930년대의 ‘표준 한국어 발음’을 들을 수 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고 조선에 돌아온 직후, 강요된 원고 낭독을 주저하는 손기정 선수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밖에도 해방 공간에서 남긴 독립운동가 김구 조소앙 서재필 선생의 육성, 1969년 반공웅변대회에서 초등학생이 남긴 음원, 1983년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음원 등을 들을 수 있다. 국민체조 음악, 통금 사이렌, 국기 하강식 시보 등 지난날 일상의 소리도 있다.

1959년 출시한 국산 1호 라디오 ‘A-501’, 1966∼68년 생산한 국내 최초의 흑백 텔레비전, 1940년대 단파 라디오 수신기 등 160여 점의 자료도 전시된다. 노선희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 변화 과정에서 나온 소리, 시대를 반영하는 대중매체의 소리, 주요 인물의 목소리 등을 통해 근현대사의 주요 순간을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대한민국역사박물관#근현대사 현장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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