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사 불상 내부서 고려말 희귀 불경 다수 발견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31일 16시 06분


코멘트

“수습된 대방광불화엄경소 권79,80 국내 유일본”
정각스님, 소조여래좌상 복장 유물 조사결과 발표

예산 수덕사 소조여래좌상.(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제공)
예산 수덕사 소조여래좌상.(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제공)
충남 예산 수덕사 무이당에 봉안된 소조(塑造)여래좌상 내부에서 고려시대~조선초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불경들이 다수 발견됐다.

정각 스님(중앙승가대학교 교수)은 ‘수덕사 소조 여래좌상 복장 전적류 고찰’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각 스님은 다음달 3일 충남도서관에서 수덕사와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가 개최하는 학술대회에서 ‘수덕사 소조 여래좌상 복장 유물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31일 발표문에 따르면 소조여래좌상 안에서는 대각국사 의천이 간행한 ‘대방광불화엄경소’(1087년), 최이가 간행한 ‘묘법연화경’(1240년), 재조대장경 ‘사아함모초해’ 절첩본, 자비도량참법, 다라니 등이 보물급 유물이 수습됐다.

대방광불화엄경소는 대방광불화엄경을 주석한 당나라 징관의 저술 대방광불화엄경소(60권)에 송나라의 정원이 소주(疏注)를 붙여 총 120권으로 간행한 책이다.

대방광불화엄경소는 인출본이 다수 전해지고 있으며 현재 총 60권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정각 스님은 “이번에 수습된 대방광불화엄경소는 권제79~81, 91~93 등 6권 2책으로 권79, 80은 국내 유일본이며, 권 81, 91의 경우 기존에 알려진 송나라 전래의 목판 인출본이 아닌 고려말~조선초에 국내에서 판각 인출한 것으로, 대방광불화엄경소가 고려말~조선초에 자체 제작된 바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묘법연화경은 화엄경, 금강경과 함께 대표적인 대승경전으로, 현재 알려진 고려시대에 간행된 목판본 묘법연화경은 총 11종으로 간행기록이 밝혀진 것은 6종이 있다.

대방광불화엄경소 권91-93(왼쪽), 묘법연화경 권7 절첩본 최이 발문(1240년).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제공
대방광불화엄경소 권91-93(왼쪽), 묘법연화경 권7 절첩본 최이 발문(1240년).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제공
이번에 나온 묘법연화경은 1240년 간행된 진양공 최이 발문본 권7 완본과 1286년 간행된 성민 지본의 일부, 1382년 간행된 이색 발문본 권4~5 등 고려 간행본이다.

정각 스님은 “묘법연화경은 발 무늬가 없는 두터운 닥종이로 제작된 점, 글자 획이 살아 있고 상하 곽선에 손상이 거의 없는 점 등을 미루어 판각 후 이른 시기에 인출된 것임을 알 수 있고 열람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인출 후 바로 복장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아함모초해는 사아함경의 의의를 분류·해석한 책으로 이번에 수습된 사아함모초해는 간기를 통해 볼 때 1245년 대장도감에서 간행된 것으로, 내지의 경우 발 무늬가 없는 닥종이가 사용된 점에 비춰 고려시대에 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자비도량참법은 고려시대~조선초에 걸쳐 10여종의 목판본이 간행됐음에도 자비도량참법 사경본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수덕사 소조 여래좌상 복장 유물에서 사경본이 처음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수덕사 학술대회에서는 최선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이 ‘수덕사 소조삼존불상 연구’를, 최은령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이 ‘서산 일락사 금동여래좌상 연구’ 등을 발표한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