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종전선언 당사자지만 평화협정은 또 다른 문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3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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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역사비평’ 여름호 기고에서 주장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한반도 정세의 ‘상수’인 중국은 종전 선언과 향후 평화협정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까. 12일 북미정상회담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러 학술지와 문예지가 북미회담 ‘이후’를 전망하는 특집이나 논평을 잇따라 내놨다.

한미관계사 전문가인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역사비평’ 여름호에 기고한 ‘정전협정과 종전선언’에서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는 필요하지만 평화협정 참여 여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 글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킬 때 유의할 요소를 살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이 평화협정까지 참여할 필요는 없다. 박 교수는 “‘신속기동군’으로 전환된 주한미군이 중국의 분쟁 지역에 개입하는 등의 미·중간 갈등 소지가 상존하는 이상 중국의 평화협정 참여를 중국도 미국도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의 평화협정 참여는 가장 이상적이지만 양국의 이해관계 충돌이 평화협정의 지속 가능성을 낮춘다는 얘기다.

박 교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이원화하면서 △남북 간 평화 협정에 미국과 중국이 옵저버로 들어오는 방안 △평화협정보다 한 단계 낮은 불가침조약을 맺는 방안 △정전협정을 전면 수정해 평화협정의 디딤돌로 삼는 방안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떤 것이든 “가장 빠르게 처리될 수 있는 방안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만 박 교수는 정전협정은 수정·무효화될 때 협정 사인 당사자들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에 6·25전쟁의 중요한 당사국인 중국은 종전 선언에도 주요국으로 참여해야 할 권리가 있다고 봤다.

계간 ‘창작과 비평’도 최근 여름호 논단에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흔들리는 판문점 그리고 평화로의 병진’을 실었다. 이 교수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이번 협상 낙관론의 근거를 소개했다. 그는 “비핵화―평화협정 병행론은 미국이 과거 북한과 협상하고자 했던 안이며, 중국의 중재안이고, 한국정부가 동의하는 안”이라며 “북한이 비핵화보다 평화협정이 먼저라는 지난 주장을 포기하고 병행론을 수용한 이상 남북미중 4개국이 모두 ‘호랑이 등에 올라탄 모양새’”라고 밝혔다. 호랑이 등(협상)에서 내리는 나라는 실패의 모든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월간 ‘문학사상’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평화지대로 만들기로 합의한 비무장지대(DMZ)의 보존을 특집으로 다뤘다. 고상두 연세대 지역학협동과정 교수는 “비무장지대 중에서도 야생의 특성을 가진 동부전선, 곧 강원지역에서 생태평화공원의 후보지를 찾아야 한다”며 “금강산 육로 관광을 위해 개발됐던 동해안 통로를 활용하면 공원 조성에 따른 안보 우려와 생태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기옹 한국DMZ학회장도 동해선 철도와 도로가 연결될 고성 DMZ에 ‘동북아 대기·수질오염 등을 관장하는 유엔 환경기구 사무국’을 유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편 이기훈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는 ‘역사비평’에서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소재로 남북한 학문 교류를 제안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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