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3곳… 새 얼굴 누가 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내 지휘자 간 치열한 경쟁 예상

내년 국내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대이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성시연 지휘자가 12월 공연을 끝으로 3년 임기를 마친다. 경기필하모닉은 6개월 정도 객원 지휘자 체제로 나가면서 새 지휘자를 물색할 계획이다. 9년간 수원시립교향악단을 이끌었던 김대진 지휘자가 5월 사임하면서 수원시립교향악단 지휘자 자리도 현재까지 공석이다. 여기에 9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선임된 인천시립교향악단 정치용 지휘자도 내년 교향악단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 경기지역 3개 교향악단 지휘자 자리가 공석이 된다.

일단 외국인 지휘자가 올 가능성은 낮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인 유럽과 달리 한국은 지리적인 위치상 멀리 떨어져 있어 보수를 많이 준다고 해도 매력적인 일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지휘자가 맡을 가능성은 높지만 한정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휘자는 수십 명에 달하지만 객원이 아닌 상임지휘자로 악단을 이끌 기회는 극히 드물다. 부산시립교향악단 최수열 지휘자는 “교향악단의 숫자 자체가 적기 때문에 지휘 기회를 얻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지휘 공부를 많이 해도 지휘 경험을 쌓기 힘들면 감각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교향악단은 정체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몇 년 전만 해도 정명훈 지휘자가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끌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임헌정 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어렵다는 말러 작품을 공연하면서 국내 오케스트라 음악이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화제를 끌 만한 요소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교향악단 지휘자가 많이 바뀌는 내년을 시스템을 개선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제성 음악평론가는 “유럽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한국인 지휘자들을 부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스타 연주자가 많이 나왔듯이 한국인 스타 지휘자를 만들 매니지먼트와 극장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오케스트라 지휘자#성시연#박영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