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문학3’ 창간… “문학에서 각자의 삶 발견할 수 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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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잡지-문학웹-문학몹 운영

한자리에 모인 ‘문학3’ 기획위원들. 왼쪽부터 신용목 시인, 김미정 문학평론
가, 최정화 소설가, 양경언 문학 평론가. 창비 제공
한자리에 모인 ‘문학3’ 기획위원들. 왼쪽부터 신용목 시인, 김미정 문학평론 가, 최정화 소설가, 양경언 문학 평론가. 창비 제공
 문학이 위기라지만 역설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에는 문학적인 글이 넘쳐난다.

 기존 문학의 형식에서 벗어나 감동을 준 글들이 여러 차례 출판을 거절당한 끝에 발간돼 독자의 사랑을 받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기성 문단과 대중의 괴리가 뚜렷해지는 요즘 ‘독자가 작가, 비평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 문예지가 16일 창간됐다.

 출판사 창비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창비 50주년을 맞아 공언했던 새 문학 플랫폼 ‘문학3’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문학3 기획위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오늘날 문예지의 비평은 작품과 현실을 연결시키지 못했고, 광고 문구나 주례사식 해설에 그치기도 했다”며 “소비의 영역에 갇힌 독자가 문학에서 자신의 삶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문학은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고 출범 이유를 설명했다.

 문학3은 △매년 1, 5, 9월 3차례 동명의 종이잡지를 발간하고 △참여형 인터넷 홈페이지 ‘문학웹’(www.munhak3.com) △오프라인 현장에서 활동하는 ‘문학몹’을 운영할 예정이다. 문학3은 계간 ‘창작과 비평’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문학웹은 19일부터 독자에게 개방된다. 기존 문학 장르를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창작물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그냥 올려본다’ 게시판, 단어 3개를 화두로 현안을 토론하는 ‘키워드 3’ 게시판, 자유로운 기획물을 200자 원고지 300장 분량으로 연재하는 ‘3×100’ 코너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문학웹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은 종이잡지에 실리게 되며, 신설 팟캐스트 ‘중계방송’에서도 다뤄진다.

 문학3 종이잡지의 편집회의에도 독자가 참여한다. 문학웹이나 SNS를 통해 제안받은 의제 중 4, 5개 정도를 추린 뒤 제안한 독자 20명가량이 기획회의에 참여하게 된다. 첫 회의는 ‘문단 내 성폭력, 문학과 여성들’을 주제로 2월 17일 열린다.

 종이잡지에는 ‘중계’라는 제목의 독자리뷰 좌담도 게재된다. 창간호에는 영화감독, 대안학교 학생, 국문학도 등이 같은 호에 게재된 소설과 시를 읽은 뒤 나눈 대화가 실렸다.

 문학몹은 촛불집회 현장에서 낭독회 등 문학 관련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의 방식으로 각종 오프라인 현장에서 문학적 실천을 기획하고 벌일 예정이다. 문학3은 “문학은 고상한 성벽이 아니다”라며 “독자의 삶과 문학을 접목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문학웹#문학3#창비#문학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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