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 문 연 활판인쇄박물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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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판인쇄박물관 보유 한자. 활판인쇄박물관 제공
활판인쇄박물관 보유 한자. 활판인쇄박물관 제공
 경기 파주출판도시에 활자와 인쇄 장비를 전시하는 활판인쇄박물관이 29일 문을 열었다.

 민간 주도로 만든 활판인쇄박물관은 한글과 알파벳의 명조·고딕체부터 일본어, 한자, 약물까지 망라해 3267만8000자의 납 활자와 주조기를 보유했다. 활자 무게만 17t에 이른다. 이 활자들은 1960년대부터 전국 인쇄소에 활자를 공급하던 전북 전주의 활자공장 ‘제일활자’에서 옮겨온 것이다. 활판인쇄기와 재단기 등은 대구의 ‘봉진인쇄소’에서 가져왔다. 인쇄물을 접고 묶는 접지기, 페이지를 차례로 맞추는 정합기, 인쇄물을 누르는 압축기 등 제본에 필요한 장비들은 충무로와 부산 등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모았다. 인쇄에 쓸 전통 한지를 만드는 ‘조지소(造紙所)’도 갖췄다. 조지소는 조선 태종이 1415년 설립한 국립 종이제조공장의 명칭이기도 하다.

 박물관은 한국 전통의 활판인쇄 장비 및 기술과 인쇄물을 수집하는 한편 책을 직접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 인근에 자리 잡은 활판인쇄학교와 함께 견학·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관람객은 활판인쇄로 직접 책을 제작하고 자신의 이름을 책 표지에 새겨볼 수 있다.

 박물관 설립을 주도한 소설가 방현석 씨는 “활판인쇄 장비를 전시하거나 기술을 전수하는 곳은 몇 곳 있지만 전시한 장비를 제대로 활용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활판인쇄 방식으로 제작한 첫 번째 책으로 윤동주, 백석, 이상 등 시인들의 작품 16편을 영역(英譯)과 함께 실은 ‘시를 새기다’를 출간했다. 두 번째 책으로는 고은 시인의 자선 시집을 출간할 계획이다. 031-955-9151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활판인쇄박물관#파주#출판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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