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영화 배우고 파출소에서 그림 공부 … 동네 전체가 문화센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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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스며든 문화예술교육 <上>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제정 후 10년
주말에 학교 교실 문 열어두고 미술-영화-여행 등 다양한 교육
지역주민 위한 ‘문화파출소’… 복합문화공간으로 역할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주말문화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지도 강사와 함께 그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주말문화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지도 강사와 함께 그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2012년 전국 초중고교에 주 5일제가 실시됐지만 요즘도 매주 토요일마다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있다. 학과 공부를 추가로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학교가 지역 자치단체나 예술단체와 연계해 제공하는 문화예술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미술 영화 작곡 합창 여행 등 다양한 분야를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중학생들이 뮤지컬 감독 등 전문가의 지도 아래 공연 창작의 전 과정을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다. 이런 1000여 개 프로그램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열려 있다.

 클래식 음악 교육으로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준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처럼 문화예술 교육은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주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2005년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제정되고 실행기구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사장 이영조)이 설립돼 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진흥원에 따르면 학교 문화예술 교육의 10년간 누적 참가자는 지난해까지 1813만 명을 넘는다. 또 일반시민 대상인 사회 문화예술 교육은 같은 기간 39만 명이 참여했다.

 현재 문화예술 교육은 학교 외에도 문화예술기관, 지역사회, 기업 등이 주체가 돼 진행되고 있다.

 전국의 미술관, 박물관은 관람 공간에만 그치지 않고 문화예술 교육의 중심지로 진화하고 있다. 서울 대림미술관의 경우 ‘에듀케이터’를 두고 전시와 연계해 봄소풍, 콘서트, 강연, 야외수업을 포함한 문화예술 교육을 펼치고 있다.

 지역사회 프로그램으로는 문화파출소가 눈에 띈다. 현재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는 문화파출소는 주민들이 접근 용이한 파출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문화예술 교육을 담당하는 문화보안관을 상주시켜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기업의 문화예술 교육도 활발하다. 한국메세나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문화예술 교육 지원액은 2005년 47억 원에서 2015년 110억 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삼성 현대 한화 등 대기업이 예술인 청소년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을 꾸준히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신입사원을 위한 콘서트를 개최했고, KT는 직원들의 아카펠라 공연을 지원하는 등 자사 직원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 유아, 장애인, 노인, 재소자, 군인, 산업단지 근로자 등 특정 집단을 위한 교육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가톨릭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임학순 교수는 “2005년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제정 이후 10여 년간의 노력으로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문화예술 교육을 누릴 환경이 조성됐다”며 “정부부처 및 기관들이 연계해 시민들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주체적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문화예술교육지원법#가톨릭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임학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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