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 노 젓는 2층서도 화포 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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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구 순천향대 교수 주장… “3층서만 쏘면 왜선 격파 한계”
후진 가능 내부 모형도 새로 제시

2014년 복원돼 전남 여수에 전시돼 있는 거북선 모형. 동아일보DB
2014년 복원돼 전남 여수에 전시돼 있는 거북선 모형. 동아일보DB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이 3층뿐 아니라 노를 젓는 2층에서도 화포를 발사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3차원(3D) 컴퓨터그래픽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거북선의 형태를 연구해 온 홍순구 순천향대 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최근 ‘임진왜란 거북선의 전·후진 노 젓기와 화포 사용을 위한 방패의 구조’라는 논문에서 “거북선이 적진 속에 파고들어 주변의 왜선을 효과적으로 파괴하려면 2층에서도 화포로 쏴 왜선의 옆구리를 맞혔을 것”이라고 밝혔다. 3층에서만 화포를 쏘면 먼 거리의 왜선은 잘 맞힐 수 있지만 왜선이 근접한 상황에서는 공격이 제한된다는 게 홍 교수의 주장이다.

그동안 거북선은 2층 설이 통설이었으나 3층 설도 새롭게 힘을 얻고 있다.

논문은 또 ‘거북선이 전후좌우로 이동하는 것이 나는 것처럼 빨랐다’는 선조실록의 기사에 따라 후진이 가능한 거북선 내부 모형도 새로 제시했다.

2005년에 멍에와 멍에 사이에 노의 회전축을 위치시키면 전진·후진을 모두 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는데 이 모델은 노 때문에 멍에 사이에 화포를 놓을 수 없기 때문에 2층 화포설이 불가능하다는 게 홍 교수의 주장이다.

하지만 홍 교수는 화포가 멍에와 멍에 사이가 아니라 멍에 바로 위에 있어 노와 겹치는 현상 없이 포를 쏠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홍 교수는 “멍에 바로 위에 포 구멍이 있었고 바퀴 달린 동거(童車·작은 수레)에 실린 화포를 앞뒤로 움직이며 포를 쐈다”고 말했다. 논문은 ‘조형미디어학’ 논문집 8월호에 실렸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거북선#순천향대#홍순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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