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창 교수 “후보 6명, 脫경계 경향 뚜렷”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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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 김우창 교수

올해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올해 후보자들의 ‘탈경계’ 작품세계는 인종적 문명적 테두리마저 넘어섰다”고 밝혔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올해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올해 후보자들의 ‘탈경계’ 작품세계는 인종적 문명적 테두리마저 넘어섰다”고 밝혔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올해 6회를 맞는 박경리문학상의 최종 후보 6명이 공개됐다. 이 상은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국내외 작가들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 한국 최초의 세계문학상이다.

올해 심사위원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김성곤 서울대 명예교수, 김승옥 고려대 명예교수, 이세기 소설가, 최현무 서강대 교수, 이남호 고려대 교수다. 심사위원단이 수차례 토론 끝에 선정한 최종 후보자는 앤토니아 수전 바이엇(영국), 루이즈 어드리크(미국), 이사벨 아옌데(칠레), 응구기 와 티옹오(케냐), 레슬리 마몬 실코(미국), 하진(미국)이다. 모두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작가들이다.

후보들에 대해 심사위원장인 김우창 교수는 “지난해의 후보자들이 유목민적 삶을 살았긴 하지만 대체로 서방 문화권의 테두리 안에서 이동했던 것과 달리, 올해 후보자들은 더 넓은 경계를 넘었다”고 밝혔다. “서방과 비(非)서방, 그리고 여기에 불가피하게 따르게 되는 인종적 혹은 문명적 경계를 초월했다”는 것이다.

후보자 중 루이즈 어드리크와 레슬리 마몬 실코는 인디언이라는 배경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이 작품들의 큰 가닥이 되는 것은 미국의 지배 아래 있는 북미 원주민 인디언의 삶”이라면서 “이들에게는 자연에 가까웠던 전통적 인디언의 삶이 산업사회의 삶과의 대조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응구기 와 티옹오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케냐 출신이지만 영국에서 교육을 받은 작가이며, 그의 작품을 반정부적인 것으로 본 케냐 정부로 인해 투옥됐다가 미국에 정착했다”면서 “여러 가지 경계가 서로 얽혀드는 상황이 작품의 바탕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진은 이번 후보자들 가운데서도 동서의 경계를 넘어선 현상이 두드러져 보이는 작가다. 중국을 벗어나 미국으로 간 하진은 작품에서 공산당 치하의 중국에 대한 비판을 무겁지 않으면서도 신랄하게 담는다.

이사벨 아옌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후보로 올랐다. 그는 소설 ‘영혼의 집’에서 칠레의 백인들이 원주민의 땅을 점거한 이주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서방과 비서방의 간극을 보여준다. 앤토니아 수전 바이엇의 경우 다문화의 배경을 갖지 않은 유일한 작가이지만 “작품을 통해 주어진 사회의 한정된 지평을 넘어갈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고 김 교수는 평했다.

심사위원회는 이르면 9월 말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2016 원주 박경리문학제’에 맞춰 10월 22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다. 동아일보는 최종 후보 작가 6명의 작품 세계를 차례로 지면에 소개할 예정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제6회 박경리문학상#심사위원장. 김우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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