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계의 ‘알파고’ vs 인간… 승자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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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태어난 로봇 연주자 ‘테오’
20일까지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피아니스트 로베르토와 연주 대결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로베르토 프로 세다와 대결을 벌인 피아노 로봇 ‘테오’. 손가락 53개를 가진 테오는 바흐, 헨델, 모차르트 등 작곡가 143명의 800여 곡을 악보없이 칠 수 있다. 성남문화재단 제공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로베르토 프로 세다와 대결을 벌인 피아노 로봇 ‘테오’. 손가락 53개를 가진 테오는 바흐, 헨델, 모차르트 등 작곡가 143명의 800여 곡을 악보없이 칠 수 있다. 성남문화재단 제공
첫 내한공연을 갖는 피아니스트를 소개한다.

이름은 테오 트로니코. 사람들은 그냥 ‘테오’라고 부른다. 200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이틀 만에 피아노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는 바흐, 헨델, 모차르트 등 작곡가 143명의 곡 800여 개를 악보 없이 칠 수 있다. 2012년 베를린 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공연장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남들과 다른 점은 태어날 때부터 29개의 손가락을 가졌다는 것. 현재는 53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있다. ‘테오’는 ‘피아니스트 로봇’이다.

테오는 16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인간과 피아노 연주 대결을 벌였다. 인간과 로봇의 대결은 국내에서 처음이지만 2012년 3월부터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공연장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은 테오와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로베르토 프로세다가 같은 곡을 연주하고 상대방의 연주를 평가하는 형식으로 70분간 진행됐다. 두 연주자는 쇼팽의 녹턴 2번, 스카를라티의 피아노 소나타,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쇼팽의 에튀드 등을 차례로 연주했다.

공연 중간 두 연주자는 서로의 연주를 평가하기도 했다. 테오는 로베르토의 연주를 듣고 “나는 완벽한 연주를 위해 만들어진 이 시대의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피아니스트다. 정확한 연주는 작곡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로베르토는 악보와 너무 다르게 연주했다”고 말했다. 테오의 답변은 미리 입력된 문장을 성우의 입을 빌려 말하는 형태다. 로베르토는 “테오는 실수 없이 정확하게 칠 수는 있지만 강약과 템포 조절을 못 한다. 특히 인간의 감정을 느끼지 못해 관객과 소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아직 로봇이 인간의 연주를 따라오려면 멀었다”고 입을 모았다. 성남문화재단의 민경원 차장은 “로베르토의 연주 뒤 관객의 반응이 훨씬 좋았다. 로봇은 그냥 피아노 건반을 악보에 따라 건조하게 치는 것이 전부다”고 말했다. 공연 뒤 로베르토는 “아직 예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이 인간과 비슷하게 하거나 인간을 뛰어넘기는 힘들다. 인간은 감성이 기본이다”고 말했다.

‘인간 vs 로봇’ 피아노 연주 대결은 성남문화재단과 성남교육지원청이 지역 아동,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문화예술교육주간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했다. 성남지역 초등학교 6학년 전체 학생 8800여 명이 단체 관람한다.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총 9차례 열린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피아노계의 알파고#로봇 연주자#테오#로베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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