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고 풍부한 트롬본 음량… 홀 전체가 관객을 감싸 안는듯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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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무어 연주회

피터 무어(오른쪽)가 20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트롬본 센세이션’을
주제로 연주회를 열었다. 독주 악기로서 트롬본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금호아트홀 제공
피터 무어(오른쪽)가 20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트롬본 센세이션’을 주제로 연주회를 열었다. 독주 악기로서 트롬본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금호아트홀 제공
트롬본은 독주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오케스트라 악기라는 인식이 강하고, 트롬본을 위한 레퍼토리도 부족하다.

트롬보니스트 피터 무어의 연주회가 20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렸다. 이날 레퍼토리의 대부분은 피아노와 트롬본을 위한 협주곡들. 피아니스트 로버트 톰프슨의 반주에 맞춰 무어는 베토벤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린드베리의 ‘트롬본과 피아노를 위한 로스 반디도스’, 스토요프스키의 ‘트롬본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브람스의 ‘4개의 엄숙한 노래’, 프라이어의 ‘귀여운 수잔’ 등을 들려줬다.

무어의 트롬본은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무대를 울렸다. 말러 가곡집 ‘소년의 마술 뿔피리’를 연주할 때는 마치 트롬본 소리가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릴 정도로 애절함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트롬본이 노래를 불렀다. 이웨이즌의 ‘트롬본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에서는 20여 분간 폭발하는 듯 강렬한 불꽃을 내기도 했다. 트롬본이 지닌 풍부한 음량 덕분에 홀 전체가 관객을 감싸 안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앙코르곡으로 무어는 미국 재즈 작곡가 에롤 가너의 ‘미스티’를 연주했다. 트롬본이 클래식은 물론이고 재즈에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주듯 감미로운 음색이 귀를 사로잡았다. 남성적이면서 한없이 여성적인 트롬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던 2시간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었다. 일부 관객의 비상식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관객 일부가 공연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귓속말을 나눴다. 휴대전화 불빛과 잡담은 공연을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게 했다. 당연히 무어도 휴대전화의 불빛을 보지 못했을 리는 없을 것 같다. 명품 연주에 어울리지 않았던 관객 문화가 아쉬웠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피터무어#연주회#트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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