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국제무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연주인이다. 13세이던 2008년 영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음악 콩쿠르인 ‘BBC 영 뮤지션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으로 주목을 받았다. 가정환경 자체가 그를 트롬본으로 이끌었다. “가족이 모두 금관악기를 다뤘어요. 아버지 어머니 누나가 호른, 형이 트럼펫을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자주 접했고 동작이 유달리 큰 트롬본이 좋았어요. 부모님은 취미로 즐기길 원했지만 제가 원해 전문적인 음악인의 길을 걷고 있죠.”
가족 브라스밴드(금관악기 악단)를 구성할 생각은 없었을까. “할아버지의 80세 생일과 사촌 결혼식, 단 두 번만 가족이 모여 연주했어요. 하지만 연주 전 의견 충돌이 많아 더 이상 하지는 않아요. 하하.”

트롬본은 오케스트라에서 결정적인 순간에만 큰 소리를 내며 연주한다. 트롬본을 위한 곡도 많지 않고 독주 악기로도 자주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독주 활동을 하는 세계적인 스타 연주자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는 이들 중에서 가장 젊은 연주인이다. “트럼펫과 호른만 해도 하이든, 모차르트 등이 쓴 협주곡이 있어요. 트롬본은 거의 없어요. 속상하지만 그럴수록 더 오기가 생겨요. 저는 트롬본을 알리는 선구자가 돼서 다양한 곡을 개발하고 싶어요.”
젊은 나이이지만 그는 자신보다 어린 연주인들을 가르치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20일 오후 8시 서울 연세대 금호아트홀연세에서 ‘트롬본센세이션’ 연주회를 갖기 전 국내 젊은 연주인들을 대상으로 마스터클래스가 열린다. “어린 연주인들을 가르치고 사람들에게 클래식을 좀더 많이 알리고 싶은 것이 제 목표예요. 궁극적으로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인 클래식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악기인 트롬본으로 다양한 스타일로 오랫동안 연주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축구 얘기를 다시 꺼냈다. 라이벌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에 대해서. “음…. 좋은 선수였어요. 라이벌 팀의 선수를 좋아하면 안 되는데 박지성은 정말 괜찮았어요.” 4만 원. 1544-1555
:: 피터 무어의 3가지 행복 ::
맨체스터시티: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팀이다. 축구로 내 고향이 유명해져 좋다.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미국의 펑크 그룹): 그 음악이 날 미소 짓게 만들고 행복하게 한다.
호주: 7년 전부터 공연을 위해 자주 다니는 곳으로 도시, 사람, 햇살이 좋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