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때 묻지않은 자연의 숨결 담으려 애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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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화가 박홍근 ‘자연의 심상’ 展

전시 작품인 아크릴화 ‘지구의 온난화’ 앞에 선 박홍근 씨. 그는 “자연의 세계를 마주할 때 자연스럽게 밀려오는 감각을 진실하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전시 작품인 아크릴화 ‘지구의 온난화’ 앞에 선 박홍근 씨. 그는 “자연의 세계를 마주할 때 자연스럽게 밀려오는 감각을 진실하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재미(在美) 서양화가 박홍근 씨(80)의 개인전 ‘자연의 심상’이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박 씨는 1959년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한동안 미술교사로 일하다가 1967년 남편 윤덕중 씨(82·전 교원대 사회교육과 교수)와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개인 작업을 이어가던 중 한 전시에서 박 씨의 그림을 눈여겨본 인테리어업체 관계자의 제안을 받고 벽지 패턴 디자인을 시작했다. 특히 대나무 이미지를 사용한 벽지와 소품 디자인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1980년대 초 서울로 돌아와 실내장식용 섬유디자인 전문회사 ‘박홍근홈패션’을 설립했다.

이번 전시에는 1998년 사업 일선에서 물러나 디자인을 그만두고 가족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면서 그곳의 풍광을 모티브로 그려낸 ‘모래바람’ ‘물그림자’ ‘억새풀’ ‘지구의 온난화’ ‘솔향기’ 등 반추상과 추상 아크릴 회화 41점을 선보인다.

2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씨는 “나는 스스로를 사업가라 생각한 적이 없다. 다시 붓을 잡고 캔버스 앞에 앉은 뒤에는 다른 일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오로지 그림에만 몰두했다”고 말했다.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의 숨결을 표현하려 했다. 보통 자연을 소재로 삼아 그림을 그린다면 잎이 무성한 나무나 소담스럽게 피어난 꽃 등의 이미지를 생각할 거다. 나는 흙, 산, 물처럼 보다 큰 범주의 대상을 붓끝을 통해 캔버스로 옮기며 전혀 새로운 또 다른 어떤 세상의 이미지를 재구성해 보여주고 싶었다.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아볼 수 있는 그림도 있고, 전혀 짐작할 수 없는 그림도 있을 거다.”

5년 전 건강 문제로 다시 손에서 화구를 놓은 박 씨는 두 며느리의 제안과 지원에 힘입어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남편 윤 씨는 “오랫동안 디자인업체를 운영하면서도 아내의 마음은 늘 회화 작업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에 이렇게 의미 깊은 전시를 열 수 있게 돼 무척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02-720-5114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박홍근#자연의 심상#지구의 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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