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미술관 ‘맛보기’엔 괜찮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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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디지털 미술관’ 간담회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아트프로젝트’ 페이지에서 찾아본 이우환의 1974년 작 ‘선으로부터’ 기가픽셀 자료(아래 사진), 위 사진은 그 이미지 일부를 최대로 확대한 것이다. 인터넷 페이지 캡처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아트프로젝트’ 페이지에서 찾아본 이우환의 1974년 작 ‘선으로부터’ 기가픽셀 자료(아래 사진), 위 사진은 그 이미지 일부를 최대로 확대한 것이다. 인터넷 페이지 캡처
일단 아무 선입견 없이 먼저 직접 들어가 살펴보는 게 낫다. 세계 주요 박물관과 문서 보관소의 전시회, 소장 컬렉션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는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 아트프로젝트(google.com/culturalinstitute/u/0/project/art-project)’.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아미트 수드 구글 아트프로젝트 디렉터는 “60개 나라 700여 개 미술관 박물관 유적지 공간과 전시물 이미지를 편리하고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근현대디자인박물관,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동아대 석당박물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화여대박물관, 호림박물관 등이 자료 리스트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구글 측은 “한국 문화유산의 고해상도 이미지 1500여 건을 추가했다. 총 1만3500여 건의 한국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등과 손잡고 디지털 미술관 프로젝트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11년. 수드 디렉터는 그 뒤로 몇 차례 이 프로그램의 진행 상황을 간담회를 통해 전했다. 70억 개의 화소로 이뤄져 육안으로 직접 작품을 볼 때 감지할 수 없는 세부를 보여준다는 ‘기가픽셀’ 이미지가 이번 아트프로젝트 재구성의 핵심이다.

한국 작품으로는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1964년), 이우환의 ‘선으로부터’(1974년), 강익중의 ‘포타슘 펜슬’(2000년), 이충원 호성공신화상(1604년), 덕온공주 원삼(1844년) 등이 기가픽셀로 등록됐다. 보고 싶은 그림을 검색한 뒤 해당 이미지의 부분을 마우스로 계속 클릭하거나 스크롤을 위로 올리면 이미지가 극단적으로 확대된다.

하지만 “실제로 그림을 보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눈으로 볼 수 없는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는 수드 디렉터의 설명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회화 작품의 세세한 부분이 궁금해 실물에 눈을 가까이 가져갈 때 확인할 수 있는 것과 모니터에서 확대시킨 이미지로부터 얻는 정보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이미지 화소를 아무리 늘려도 재료의 질감이나 붓 터치의 깊이를 전할 수는 없다. 3차원(3D) 4차원(4D)으로 디스플레이를 업그레이드한들 그저 쓸모 있는 ‘맛보기 도구’일 뿐이다.

저작권에 관해서는 좀 더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구글 측은 이미지 다운로드 기능을 없애 저작권을 보호했다고 했지만 화면 캡처 도구를 사용하면 얼마든지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인터넷 미술관#구글#디지털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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