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출판 한류를 위하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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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오늘은 ‘유네스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다. 이날을 기해 여러 나라에서는 책과 장미의 축제를 연다. 그 옛날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세인트 조지’ 축일로 시간여행도 하고,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의 명작을 떠올리면서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이런 날 지구촌에서 장미와 함께 선물하는 책이 한국의 소설, 시, 동화라면 얼마나 좋을까? 10년 전만 해도 이런 상상이 무리였겠지만 최근 들려오는 소식은 그 기대가 꿈이 아님을 실감케 한다.

얼마 전 한국 작가의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수상 뉴스나 우리 책이 외국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했고 한국 문학이 해외 저명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매우 기뻤다. 이야말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이제 한류는 케이팝(K-pop)과 케이드라마(K-drama)를 넘어 케이북(K-book), 즉 출판 한류로 확산되고 있다. 케이북이 중요한 이유는 문화콘텐츠의 출발점으로서 책이 주는 예술적, 산업적 효과와 부가가치 창출 성과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출판 한류는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자가 될 수 있다.

정부는 해외 출판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온·오프라인 수출 상담 서비스와 컨설팅, 국내외 출판정보 제공, 해외도서전 수출 전문가 파견을 통한 수출 대행 서비스 등이다. 올해의 경우 11개 해외도서전 참가를 지원한다. 각 도서전에 맞는 한국 도서 홍보관을 설치해 저작권 수출 상담을 지원하고, 전자출판 전시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작가가 참여하는 문학행사를 개최해 현지 독자와의 소통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2016년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두 나라는 ‘한-프랑스 상호교류의 해(2015∼2016)’를 선포하고 다양한 문화교류 행사를 양국에서 개최한다. 우리나라는 내년 3월 세계 4000여 작가가 참가하고 800개의 행사를 선보이는 ‘파리 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한다. ‘책’과 ‘작가’를 중심으로 유럽시장에서 케이북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은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하라”고 했다. 또한 “스스로가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타인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다”고도 한다. 국내 책이 세계인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세계 책의 날’인 오늘, 가까운 서점에 들러보면 어떨까? 평소 관심 있던 작가의 책 한 권을 품고 나오는 그 시간, 지구 저편의 이름 모를 독자도 같은 책을 손에 들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한 권의 책이 주는 행복이 국민과 함께하기를 희망한다.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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