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원에 맞춤가구… 소년원에 예술지붕 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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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외지대에 ‘생명 불어넣기’

부산소년원에 지난해 새로 마련된 운동장 관중석 지붕.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부산소년원에 지난해 새로 마련된 운동장 관중석 지붕.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건축디자인은 건축가만의 영역이 아니다’라는 공감대가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새롭게 마련될 공간에 직접 자신의 생활을 맡길 사용자가 계획 단계에서 공간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 유휴 시설 또는 용도 폐기된 공간을 재생시키는 작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지난해 소년원, 군부대, 장애인과 어린이 복지시설 등 문화활동으로부터 소외된 영역을 대상으로 13곳의 공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3년 실시한 공모에서 당선된 건축가들은 각자 배정받은 1억∼1억5000만 원의 예산 한도 내에서 열악한 당면 환경을 최대한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재료를 결정해 제작한 제주 창암재활원의 의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재료를 결정해 제작한 제주 창암재활원의 의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대전소년원 중정(中庭)에는 새 회랑이 조성됐고 부산소년원 운동장에는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키는 멋스러운 지붕이 씌워졌다. 제26기계화보병사단의 다목적 홀은 결여돼 있던 기본적 안전과 환기 설비를 얻었다. 장애인 재활시설인 구세군군산목양원 강당에는 난방시설이 추가됐다. 연평도 해병대 도서관에는 건축가 정이삭 씨의 요청에 응한 출판사 땡스북스의 이기섭 대표가 젊은 장병들의 취향에 맞을 새 도서를 채워줬다. 제주 창암재활원 프로젝트를 진행한 건축가 고기웅 씨는 장애인의 감각과 재료의 관계성을 실험하며 사용자 신체적 특성에 맞는 가구를 제작했다. 공간디자인과 건축이 ‘멋’에 앞서 ‘쓰임’을 위해 존재함을 보여준 근원적 작업들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부산소년원#창암재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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