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악기는 지금도 진화중” 5일 이원석 독주회에 선보일 악기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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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에서 퍼커션(타악기)은 주목받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케스트라에선 연주하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많아 지루할 것 같다. 악기가 대개 멜로디가 없어 독주회를 즐기는 것도 마뜩찮을 것 같다.

“타악기는 21세기형 악기예요.” 퍼커셔니스트 이원석 씨(21)는 이 ‘편견’에 명쾌하게 반박했다. 그는 금호아트홀의 올해 ‘라이징 스타’ 시리즈 연주자 중 한 명이다. 젊은 클래식 유망주를 소개하는 ‘라이징 스타’ 시리즈에서 그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무대에 서는 퍼커셔니스트다. 알버트 그린필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데뷔한 그는 부천시향, 인천시향과 협연하면서 국내에서의 연주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공연을 앞두고 귀국한 이 씨를 지난 주말 만났다. 그는 “그야말로 원초적인 악기”라면서 타악기 예찬론을 펼쳤다. “박수 치기, 발 구르기…, 이런 게 다 타악기예요. ‘테이블 뮤직’이라고, 테이블로 낼 수 있는 소리로 만든 음악도 있어요. 소리 낼 수 있는 모든 것이 실험된다는 점에서, 악기 하나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죠.”

그러면서도 새로운 악기가 잇달아 나온다는 점에서 현재진행형의 악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고전적인 팀파니나 심벌즈 뿐 아니라 마림바, 비브라폰 등 건반이 있는 타악기에 우드블록과 워낭까지 타악기의 종류는 다채롭다. 현대음악에선 빈 병과 금속판도 타악기로 쓰인다. 이 씨도 이번 연주회에서 마림바와 스네어 드럼, 베이스 드럼, 탐탐, 콩가 등 다양한 타악기를 선보일 참이다.

“타악기 연주자들이 악기사와 손잡고 새로운 타악기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지금도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령 장난감 피아노의 경우 20세기의 현대음악가 존 케이지가 작품에서 사용한 악기예요. 그 이후로 타악기 연주에 쓸 수 있는 장난감 피아노가 이런저런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어요.”

그도 이번 연주회에서 두 옥타브짜리 장난감 피아노를 써서 존 케이지의 ‘장난감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을 연주한다. 키가 40㎝에 불과한 악기라 방석에 앉아 피아노를 치게 된다. “현재 활동하는 작곡가 스티브 브라이히는 우리 악기인 장구 소리를 자신의 작품에 등장시켰어요. 세계화의 시대에 인터넷 등으로 국경 너머 곳곳의 다양한 악기를 접하게 되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요. 새로운 세기 타악기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5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 3만~4만 원. 02-6303-1977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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