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girl]암 전문의 황성주 박사의 암 이기는 법… 분노는 삭이지 말고 풀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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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Healing

황성주 박사는… 서울대 의대와 동대학원 졸업. 암 전문병원 ‘사랑의 병원’ 원장, (주)이롬 회장. 대안학교 ‘꿈의 학교’ 이사장. NGO ‘국제사랑의 봉사단’ 설립자이자 국제대표. ‘꿈이 있는 교회’ 목사. 저서 ‘암은 없다’ ‘꿈의 씨앗을 심어라’ ‘황성주의 건강하게 사는 법’ 등 20여 권.
황성주 박사는… 서울대 의대와 동대학원 졸업. 암 전문병원 ‘사랑의 병원’ 원장, (주)이롬 회장. 대안학교 ‘꿈의 학교’ 이사장. NGO ‘국제사랑의 봉사단’ 설립자이자 국제대표. ‘꿈이 있는 교회’ 목사. 저서 ‘암은 없다’ ‘꿈의 씨앗을 심어라’ ‘황성주의 건강하게 사는 법’ 등 20여 권.
“암을 없애는 것은 의사의 치료제가 아니라 암을 이기려는 환자 자신의 몸과 마음, 영혼”이라고 말하는 황성주 박사(58).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을 접목한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암 치료를 하고 있는 그는 무엇보다 스트레스 관리를 강조한다.

영국의 암 전문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캔서’는 런던 암 병원에 입원한 유방암과 자궁암 환자 가운데 62%가 암 발생 전 극심한 정신적 혼란과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습니다. 몸이 무너지기 전에 정신적 시스템이 먼저 무너졌고, 이것이 면역기능을 현저히 떨어뜨려 암 발생의 방아쇠 역할을 한 거죠.”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을 바꿔줘야


Landscape in my heart 마음의 풍경 Ⅳ _ 53×65.1cm Oil on canvas, 2003, 박연 작
Landscape in my heart 마음의 풍경 Ⅳ _ 53×65.1cm Oil on canvas, 2003, 박연 작
황 박사는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잊을 수 없는 환자가 있다고.

“50대 초반의 주부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분이었어요. 유방암 2기 초기여서 증상이 심하지 않아 완치 가능성이 꽤 높은 편이었는데, 1년 만에 재발해 다시 오셨어요. 어떤 상황인가 알아봤더니, 환자는 착한 남편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투병 중에도 시어머니와 같이 살면서 갈등이 컸다고 했어요. 저는 깜짝 놀라 빨리 그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죠. 환자도 동의했지만 이미 암이 뇌로 전이돼 한 달 만에 돌아가셨어요.”

그는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해 속으로 분노를 품고 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암에 걸릴 확률이 4배 정도 높다고 지적한다.

“암환자와 같이 오는 사람마다 이구동성으로 말해요. ‘이처럼 착한 사람이 어떻게 암에 걸렸는지...’ 하는 겁니다. 암 환자는 착하고 마음이 약한 경우가 많아요. 내면에 맺힌 감정의 응어리를 풀지 못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전 이렇게 말하죠. ‘겉으로는 평온해보여도 속에서 불이 붙어 자신을 태우는 게 문제다.’ 이들에겐 내면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 상한 감정과 숨겨진 분노를 치유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황 박사는 무엇보다 ‘마음 털어놓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한 심리학자의 말을 빌려 “털어놓기는 마치 끓는 주전자의 뚜껑을 열어놓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다. 특히 암 환자는 닫힌 마음의 뚜껑을 열어야 산다고. 그는 “속에 있는 응어리를 풀어내는 방법으로 마음껏 눈물을 흘리며 우는 것도 건강에 유익하다”고 덧붙인다.

마음에서 ‘내려놓기’로 집착 벗어나야


Bird 새 Ⅰ _ 45.5×37.9cm Oil on canvas, 2003, 박연 작
Bird 새 Ⅰ _ 45.5×37.9cm Oil on canvas, 2003, 박연 작
“요즘엔 20, 30대 여성들의 암이 부쩍 느는 추세인데, 치료가 더 어려워요. 젊은 사람의 면역력을 뚫고 나왔으니 암이 그만큼 악질이거든요. 결혼생활과 직장 일을 병행하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정신질환을 봐도 독신일 때는 남자 환자의 비율이 높은데, 결혼 후엔 여자가 많아요. 결혼이라는 제도가 남자들에게는 축복인데, 여자들에게는 권장사항이 아닌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손해인 것 같아요(웃음).”

황 박사는 건강 특강을 할 때면 “사람은 기대할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일 뿐”이라고 강조한다고 한다. 특히 결혼한 여성들에게 “배우자를 돌파하라”고 주문한다는 그는 우스갯소리로 남편을 환자 대하듯 하라고 얘기한다고.

“환자에게 소리 지르면 서로 상처만 주고받을 뿐이잖아요. 유난히 짜증을 많이 내는 날에는 ‘오늘은 중환자구먼!’ 하면서 마음에 여유를 가지라고 하지요. 배우자든 자식이든 무엇을 고치려고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사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데 그가 내놓는 처방이 더 있다. 이른바 ‘마진(여유)의 공식’으로 ‘자신이 가진 에너지에서 짊어진 짐을 뺀 값’을 넉넉히 확보하라는 것이다. 신체적 마진뿐 아니라 정서적, 재정적, 시간적 마진이 충분해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저수지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죠.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을 내보내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욕심관리가 필요하죠. 못 견딜 것 같은 상황을 오래 붙잡고 있으면 안 됩니다. 몸부림칠수록 더 안 될 때가 있잖아요? 몇 발짝 떨어져 생각하면서 마음에서 ‘내려놓기’를 해야 하죠.”

20년 전 현대의학의 한계를 절감했다는 황 박사는 독일에서 정신 면역요법 등 전인적으로 접근하는 총체적 치료법을 공부한 후 ‘통합 면역 의학’이라는 영역을 개척해왔다.

영적 건강의 회복이 놀라운 치유력 가져


황 박사는 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영성’에 더욱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현대의학에서는 포기했지만 기적적으로 완치에 이른 환자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을 영적 건강의 회복으로 볼 수 있어요.”

그는 의대 실습생이었을 때 “찬송가만 들으면 통증이 사라진다”는 한 말기 유방암 환자의 모든 암세포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기적을 목격했다고 한다.

“초월적인 존재와 영적으로 만나게 되면 바로 그 순간부터 경이의 감정에 빠지고, 스트레스나 불안이 없는 평강을 체험하게 됩니다. 암 환자에게는 이런 경이로운 감정이 필요해요.”

황 박사는 이와 관련해 질병 치료에 영성의 과학적 원리를 처음으로 접목한 의사로 주목받고 있는 하버드대 의대 교수 허버트 벤슨 박사의 저서 ‘브레이크 아웃의 원리’를 간단히 소개했다.

“벤슨 박사는 경이로운 감정은 마음의 평화를 경험하게 하고, 이는 스트레스로 인한 해로운 반응을 차단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때 뇌에서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창의적 생각이 막 튀어나오고, 어떤 어려운 문제라도 갑자기 해결책을 찾아내는 ‘브레이크 아웃(break out)’이 이루진다고 해요. 순간 뇌 속에서 특이한 기체 물질이 나오는데, 이 물질은 정신적 고양을 느끼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면역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놀라운 치유 효과를 낸다는 것이지요.”

의대생 시절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났다는 황 박사는 신학을 공부해 목사로도 일하고 있다. 그는 환자들에게 신앙생활을 권하며 어떤 말기 암 환자에게라도 절대 부정적인 말은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제가 ‘자, 완치의 꿈을 가지고 기도하면서 치료해봅시다!’ 그러면 대개 환자의 얼굴이 환해지면서 이렇게 묻습니다. ‘정말입니까? 정말 박사님을 믿어도 되겠습니까?’ 그때 전 이렇게 답하죠. ‘절 믿지 말고 사랑의 하나님을 믿으세요. 그분은 전지전능한 분입니다.’ 희망적인 말이 최고의 면역요법이 될 수 있습니다.”

글/계수미 전문기자 soomee@donga.com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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