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공산성 복구 과정… 백제시대 특유의 판축성벽 구조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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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공산성에서 드러난 백제시대 판축성벽. 시루떡을 쌓은 듯 흙을 다져 올린 모습이 뚜렷하다. 문화재청 제공
충남 공주시 공산성에서 드러난 백제시대 판축성벽. 시루떡을 쌓은 듯 흙을 다져 올린 모습이 뚜렷하다. 문화재청 제공
지난해 9월 성벽 일부가 무너진 충남 공주시 공산성(公山城·사적 제12호)에서 백제시대 축성 양식이 확인됐다.

공주대박물관은 1일 공산성 발굴 현장에서 “붕괴된 조선시대 돌로 쌓은 성벽 아래에서 흙을 시루떡 모양으로 다져 쌓는 백제시대 특유의 판축성벽(版築城壁)을 찾았다”고 밝혔다. 판축성벽 아랫부분에서는 백제 유물로 추정되는 기와편도 상당수 출토됐다.

공산성은 475년 백제가 공주(당시는 웅진)로 천도한 뒤 60여 년간 왕성 역할을 했던 웅진성으로 추정돼왔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개축한 석축 성벽이 들어서 있어 백제 성벽의 축조 시기나 양식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이남석 공주대박물관장은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과 충남 부여군 부소산성에 이어 세 번째로 백제 판축성벽을 찾은 것”이라며 “흙으로 쌓은 풍납토성에서 양옆에 돌을 함께 올린 부소산성으로 석축기술이 발전하는 중간 과정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공산성 판축성벽 발굴은 전화위복의 산물이다. 지난해 금강 옆 성벽이 무너졌을 당시 붕괴 원인을 놓고 논란이 거셌다. 4대강사업으로 아래쪽 강 토사를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원래 암반이 많아 불안정하고 산사태가 잦았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붕괴 원인 규명을 위해 조사에 착수한 덕분에 백제 토성 일부를 이번에 찾은 것. 특히 튀어나온 암벽을 일부러 ‘ㄴ’자 모양으로 깎은 뒤 판축성벽을 쌓아올린 당시의 건축 기법도 함께 확인됐다.

공주=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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