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명품 古판화 30점 공개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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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고판화박물관 23일부터

1477년 목판으로 찍은 중국의 ‘불정심다라니경 변상도.’ 고판화박물관 제공
1477년 목판으로 찍은 중국의 ‘불정심다라니경 변상도.’ 고판화박물관 제공
근대 이전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서 사랑받았던 목판화는 한때 갖은 ‘재활용’ 도구로 전락했다. 20세기 초반 중국에선 목판을 뜯어 닭장을 만들었고, 일본은 나무 화로나 분첩을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비가 와 진흙탕이 생기면 목판을 깔거나 불쏘시개로 썼다.

강원 원주시 치악산 명주사 부설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이렇게 천대받던 목판의 가치를 일찍이 알아보고 이를 꾸준히 모아온 곳이다. 박물관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수집한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작품 4000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어렵사리 한길을 걸어온 고판화박물관이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그간 수집한 작품 가운데 가히 명품이라 부를 만한 작품을 엄선해 23일부터 ‘아시아 고판화 명품 30선’을 개최한다.

한국 고판화 가운데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판인 조선시대 ‘오륜행실도’가 눈에 띈다.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4각 일본 화로로 만들어 훼손됐으나 당시 오륜행실도의 원형을 엿볼 수 있는 유일한 유물이다. 강원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과 조선 선비들이 시나 편지를 쓰기 위해 만든 시전지(詩箋紙) 목판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중국 소장품으로는 중국 학자들이 국보급으로 평가하는 ‘불정심다라니경(佛頂心陀羅尼經)’을 비롯해 명나라 고씨화보나 청나라 개자원(芥子園) 등 당대에 명성을 떨쳤던 판화 화보 등을 만날 수 있다. 일본은 호코사이 북악 36경을 비롯한 우키요에(浮世繪) 회화가 소개된다. 우키요에란 일본 무로마치부터 에도시대 사이에 서민생활을 그린 풍속화로 대부분 목판화로 제작됐다.

박물관은 8월 30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기간에 문화 체험 템플스테이와 결합한 숲속판화학교도 개최한다. 문의 033-761-7885, 홈페이지(www.gopanhwa.or.kr) 참조.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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