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엽 교수 “17세기 日의 독도침탈 야욕 전모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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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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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현 외교 古문서 ‘죽도기사’ 13권 日학자와 번역

“일본이 독도를 침탈하려는 데 따른 영토분쟁은 17세기에도 있었습니다. 당시 조선은 현재의 대한민국보다 훨씬 잘 대응했어요. 이는 ‘죽도기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권오엽 충남대 명예교수(68·사진)가 조선 숙종 재임기인 17세기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일본 쓰시마(對馬) 현의 침탈계획 전모를 담은 문서총집 ‘죽도기사(竹島紀事·한국학술정보)’ 5권을 13권으로 편역해 냈다.

‘죽도기사’에는 조선인 어부 안용복 납치사건을 계기로 쓰시마 현이 울릉도와 독도의 영토문제를 제기했던 1693∼1699년 조선과 교류한 외교문서, 내부 작전회의, 통역관 회의 내용이 모두 들어 있다. 당시 조선은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의 기록에 근거해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땅임을 증명했고, 에도 막부는 결국 “울릉도(독도)에는 일본인이 사는 것도 아니고 일본이 취한 것도 아니므로 일본인이 건너다니면 안 된다”는 ‘다케시마도해금지령’을 내렸다.

“죽도기사는 17세기 말 안용복이 일본에 가서 활동한 내용을 날짜별로 기록한 대단히 중요한 자료입니다. 당시 일본인의 독도에 대한 인식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1차 자료지요.”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7∼8세기 일본의 고대사를 주로 연구해온 권 교수는 2006년부터 17세기 독도와 관련된 일본의 고문서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 자료들은 행서나 초서로 돼 있어 국내에는 제대로 번역돼 소개되지 못했다. 권 교수는 일본의 재야사학자 오니시 도시테루(大西俊輝·67) 박사와 3년간 협업한 끝에 ‘죽도기사’를 한국어와 현대 일본어로 편역 출간했다.

그는 “한국 학자들은 일본 사료 전체를 읽기보다는 일본 학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만 해독한 자료나 양심적인 일본 학자들이 인용한 것을 재인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다 보니 전체 문맥과는 다른 해석을 하기도 하고, 일본 학자들로부터 일본 자료를 보지 않는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권 교수는 “일본의 사료를 잘 분석해보면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스스로 모순되는 논리를 드러내는 대목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국제법적인 논리로 풀려는 이유는 국제법 논쟁에서는 양측 당사자가 대등한 입장에서 상황논리를 잘 전개하면 승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독도는 기본적으로 역사문제입니다. 사료를 통해 역사적 정통성을 밝혀내면 한국 땅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음모라는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권오엽 교수#독도#죽도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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