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100%를 향한 도전… 문화재의 진정한 복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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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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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박물관 ‘한국건축문화재, 복원과 창조의 경계’ 전

올해는 불국사 수리 복원 공사가 완료된 지 40년이 되는 해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불국사 내 청운교, 백운교(왼쪽)와 공사가 끝난 뒤의 현재 모습. 한양대박물관 제공
올해는 불국사 수리 복원 공사가 완료된 지 40년이 되는 해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불국사 내 청운교, 백운교(왼쪽)와 공사가 끝난 뒤의 현재 모습. 한양대박물관 제공
신라 시대에 세워진 경북 경주의 불국사는 1970년대 초 대규모 복원 사업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당시 불국사 수리 복원의 총괄 책임자였던 김정기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신라 목조 건축에 대해 아는 정도가 15% 남짓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추정에 따라 작업했다”고 털어놓았다.

“무설전은 조선 초기 이익공(二翼工) 양식으로 했고, 비로전은 주변 건물보다 이전 양식이었지만 당시 우리가 조선 중기 이후 양식 밖에 몰랐기 때문에 그 양식으로 결정했다. 관음전은 조선 초기 다포(多包) 양식으로 만들었다. 불국사를 창건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불국사를 복원하면서 우리나라 목조 건축물의 양식을 모두 모았다고 봐야 한다.”

문화재를 옛 모습 그대로 되살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관련 지식과 기술, 그리고 당시 사회가 추구했던 가치와 전문가 및 실무자의 판단 등이 복원 과정에 끊임없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내년 2월 23일까지 한양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한국건축문화재, 복원과 창조의 경계’전은 진정한 복원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전시다. 전시 제목의 경계는 ‘境界’와 ‘警戒’ 두 가지로 표기했다. 배원정 한양대 박물관 수석학예연구사는 “문화재 복원은 아무리 원형 고증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현대에 맞는 재창조, 즉 새로운 경지에 들어서는 것(境界)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복원할 때는 항상 조심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警戒)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1부는 40년 전 불국사 수리 복원 공사 관련 공문서와 사진 등을 선보인다. 당시 현장 감독이었던 유문용 씨가 기증한 자료로 공사일지와 자문회의록, 기업체의 기부금 명단 등을 망라한다.

2부는 수리(修理), 수복(修復), 이건(移建) 등 복원의 다양한 방법을 숭례문, 수원 화성 등의 사례를 들어 알려준다. 3부는 엽서와 사진, 교과서 등에 실린 건축문화재를 소개하고, 4부는 펜화가 김영택 화백이 우리나라 건축 문화재를 펜으로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을 전시한다. 무료. 02-2220-1392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한양대박물관#한국건축문화재#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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